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치)이 전분기 대비 1.1%를 기록했다고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했다. 2015년 3분기(1.3%) 이후 6분기 만의 최고치로, 1년 넘게 지속돼 온 0%대 성장에서도 벗어났다. 설비투자와 수출, 건설투자가 성장을 주도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장비 등의 호조로 2.1% 늘었고 설비투자는 4.4%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부동산시장 호조로 6.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도 호황을 보이면서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모처럼의 경기회복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경기 흐름의 중심에 기업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세계 경기가 살아나도 수출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뼈를 깎는 경쟁을 통해 시장을 개척한 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늘어난 주문으로 생산과 투자를 늘린 것이 선순환으로 이어지며 경기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 기업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비정규직 양산과 양극화의 주범’이며 ‘반성할 줄 모르는 개혁 대상’ 취급을 받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온 기업의 공(功)을 말하는 이는 찾기 힘들고 과(過)를 탓하기 바쁘다. 기업이 만들어 낸 경기회복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주가상승의 과실을 따먹기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도무지 기업을 칭찬하지 않는다. 칭찬은커녕 입에 재갈까지 물려놨다.

따지고 보면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새 정부가 그토록 집착하는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이 만든다. 모든 기업이 머리를 숙인 요즘, 이들을 칭찬하는 목소리도 좀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