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테크플랫폼에 입주한 기업인과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성공적인 기업 경영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낙훈 기자
G밸리테크플랫폼에 입주한 기업인과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성공적인 기업 경영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서울 가산동 ‘수출의 다리’ 부근의 패션아울렛 사거리. 이곳은 아울렛 10여개가 몰려 있는 금천·구로구의 대표적인 쇼핑거리다. 쇼핑객들로 북적이는 아울렛 한편에서는 나만의 독특한 기술이나 노하우를 살려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인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대아울렛 7층에 있는 총 1260㎡의 G밸리테크플랫폼 안에 입주한 9개사의 얘기다. G밸리테크플랫폼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생산기술연구원이 공동 설립한 창업지원센터다.

9명의 G밸리 창업자 '저커버그' 꿈꾼다
컷빽(대표 박형근)은 ‘3차원(3D)프린팅 개인맞춤형 서핑보드’, 엘리셀R&D통합연구소(대표 공정미)는 개인 맞춤형 마스크팩, 이바이오테코(대표 남태계)는 치과용 의료기기인 구강세정기, 메디코넥스(대표 김태평)는 사물인터넷 기반 의료장비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작년 4월 개관한 이곳에 6월부터 올 2월 사이에 입주했다. 대개 1인 기업이거나 종업원 2~3인을 두고 있는 소기업이다. 하지만 야망은 크다. 이들의 꿈은 미래의 마크 저커버그다.

대학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한 박형근 컷빽 대표는 “10년의 서핑보드 경력을 살려 개인 맞춤형 서핑보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핑보드 이용자는 체형에 따라 무게중심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요청을 받아 3D프린터로 출력해서 제품화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서핑보드가 복합소재인 유리섬유를 주로 쓰고 있지만 이 회사는 ABS 등으로 만든다.

박 대표는 “수출은 해외에서 주문받아 국내에서 디자인한 뒤 현지에서 출력해 보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 경력이 20년에 달하는 이철호 이야기의숲 대표는 “한국의 신화와 전통설화를 수집해 애니메이션 만화 등의 콘텐츠로 제작해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비롯해 앙굴렘만화전 볼로냐도서전 등에 출품해 3년 내 100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바탕으로 한 교육콘텐츠’를 개발하는 콘플레이의 하상목 대표는 이 분야에서 13년 경력을 가진 기업인이다. 그는 “학생들이 좀더 재미있고 현실감 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이 분야에 주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컨대 석굴암이나 다보탑에 가보지 않고도 현장을 보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것이다. 창업 기업인은 2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선 나름대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G밸리테크플랫폼에는 3D프린터와 레이저커터, 각종 공구 등을 갖춘 마이크로 공장이 있어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자금 지원을 알선해 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공동으로 경영과 기술 노하우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공동작업공간’도 있다. 임차료는 월 30만원 수준이며 최대 2년간 사용할 수 있다. 황규연 산단공 이사장은 “창업 기업과 서울디지털단지(구로·가산디지털밸리)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을 연결해 주는 등 네트워크를 강화해 창업 성공률을 높이고 이곳을 창업 요람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