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이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경제도 완연한 상승 흐름이다. 미국은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2월 실업률은 4.7%까지 떨어지는 등 글로벌 경기 회복을 선도 중이다. 유로존 경기도 살아나고 있다. 2월 실업률은 9.5%로 8년 만에 최저고 공장가동률은 2011년 이후 가장 높다. 일본 역시 설비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경착륙 우려가 높았던 중국도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분기별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6.8%로 반등하는 등 안정세로 돌아섰다.

국제통화기금 (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 3.1%에서 올해 1월 3.4%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2015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기준치 100을 회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 불황이 끝나가는 기미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국내 경기도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고 3개월 연속 감소하던 소매판매도 2월에는 3.2% 증가로 반전했다. 전산업생산은 2월에는 0.4% 감소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늘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걱정스런 부분도 없지 않다. 올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38억5000만달러(신고기준)로 전년 동기보다 9.2% 감소했다. 미국(-33.5%), EU(-50.3%), 중국(-56.4%) 등 주요국 감소폭이 특히 컸다.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후폭풍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불안한 국내 정치상황과 북한의 잇따른 도발 역시 FDI 감소를 부추겼다고 봐야 할 것이다. 광공업생산이나 설비투자가 매월 둘쭉날쭉하는 것도 문제다.

상반되는 신호가 교차하는 지금, 글로벌 경기 흐름 동참 여부에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정치인들 가운데 몇 명이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