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반기업 정서가 위험수위다. 한국경제TV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기업을 ‘비호감’이나 ‘아주 비호감’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절반을 웃돈다. 20~30대의 비호감도는 70%, 학생층은 86%에 달한다니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새삼스런 결과는 아니다. 여러 경로로 이미 확인해온 사실이다. 반기업 정서가 생각보다 훨씬 뿌리 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공무원 집단의 비호감도가 일반인보다 높다는 점은 허탈하기까지 하다. 규제권을 휘두르는 당사자가 반감을 갖고 있으니 기업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기업 존재 목적을 묻는 질문에 ‘이윤 창출’이라고 답한 사람도 5명 중 1명(20%)에 그쳤다. 사회환원(23%)보다 낮은 선택이다. 아프리카 저개발국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경제문맹적 상황인식이 아닐까 싶다.

반기업 정서의 확산은 많은 오해와 왜곡이 쌓인 결과이며, 주범은 교육계와 정치권이다. 거의 모든 대선주자가 ‘재벌=악’이라며 해체까지 들먹이는 게 현실이다. 월급봉투가 얇은 것은 기업가의 독식 탓이고, 실직도 기업이 돈을 쌓아만 두고 투자하지 않아서라고 선동한다. 균형감 잃은 교육현장의 타락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대기업의 남다른 성공도 교단에서는 정경유착으로 노동자를 희생시킨 결과로 간단히 치부된다. 노조 역시 기업활동을 ‘자본의 탐욕’이니 ‘비인간적 구조조정’이니 하며 분노를 부추긴다. 그들에게 수십억 연봉의 스타 CEO는 노동자의 몫을 앗아가는 몰염치한일 뿐이다. TV 출연으로 수십억원을 버는 대중스타에게는 열광하면서, 세계적 기업을 일군 스타경영자는 인정 못 하겠다는 모순적인 이중잣대다.

기업은 우리가 지금 누리는 번영과 자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집단이다. 해외로 나가 국부를 살찌우고, 고용을 창출한 주역들이다. 하지만 돌아온 건 ‘경제력 집중’을 빙자한 규제 폭탄이다. 이는 성공을 단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기업을 죄인으로 몰면서 번영을 논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