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이란에서 2조원이 넘는 초대형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이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이후 글로벌 건설업체로도 최초의 수주다. 지난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국빈 방문하며 맺은 경제협력 성과가 실현되는 첫 사례다. 대림이 수주한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프로젝트의 공사금액은 2조3036억원으로, 대림이 1975년 진출 이후 이란에서 올린 26건 공사실적(45억5000만달러)의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세밑에 날아온 이 낭보가 반가운 것은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그 어느 때보다 반기업 정서가 팽배해 있는 국내 현실 때문이다. 대기업 총수들이 국회 청문회에 끌려나와 질타를 당하고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등이 이어지면서 대기업은 범죄집단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진정한 삶을 이끄는 것은 결국 기업이다. 대기업, 특히 건설업체들은 1980년대 중동건설 붐이 그랬듯 어려울 때마다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대림은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1988년 7월 우리 근로자 1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치는 사고에도 끝까지 이란에 남아 신뢰를 얻었다. 만난을 극복할 자세가 돼 있는 게 기업이다. 정부가 발목만 잡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은 기회를 찾아 더 열심히 세계를 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