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건강과 삶의 비결
동물들은 약을 쓰지 않아도 질병에 걸리면 그것을 이기려 하는 치유력을 이용해 스스로 병을 고친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아무리 힘든 병에 걸렸다 해도 스스로 나으려고 하는 의지와 믿음이 있다면 인체 내에서 질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강한 면역력이 자란다. 필자는 이를 자생력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우리가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는 저절로 토하거나 설사를 한다. 이것 역시 스스로 몸을 보호하려는 자생력이다.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 설사하는 것은 부패한 음식의 독소와 세균을 배출하려는 자정작용이다. 그런데 이때 설사라는 증상을 병으로만 해석해서 지사제만 쓴다면 설사는 일시적으로 멎겠지만 체내에 남은 독소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감기에 걸렸을 때 몸에서 열이 나는 까닭은 인체에 침투한 바이러스와 자생력을 갖춘 인체 방어군이 치열하게 싸우기 때문이다. 이때 해열제로 급하게 열만 떨어뜨리면 열은 내리지만 바이러스 잔재는 체내에 계속 남아 몸을 아프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삶에서 마주하는 고난과 어려움은 어떤 목표를 향해 갈 때 반드시 겪게 되는 감기, 설사 등과 같다. 만약 아무런 역경과 고난 없이 순탄하게만 흘러간다면 그것은 자생력이 자랄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필자는 건강의 비결과 삶의 지혜가 바로 이 자생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면 믿음이 솟아나고, 믿음을 갖고 생활하면 즐거움이 따르는 법. 즐거움이 항상 흡족하면 마음에 맺혀 있는 것을 풀어주고, 세포를 기쁘게 해 생기를 돋아나게 한다. 생기는 생명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며, 충만하게 되면 질병이 머무르지 못한다.

청년실업률이 8.2%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경기 악화와 정국 불안 등으로 기업들이 내년 채용 계획을 확정 짓지 못해 취업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를 짊어져야 할 많은 청년이 취업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패배감에 휩싸여 좌절해서는 안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 자신의 자생력을 키운다. 스스로에게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의지다. 의지가 강한 사람은 못할 것이 없다.

신준식 <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jsshin@jase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