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세금이 매우 잘 걷혀 국민의 조세부담률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조세부담률은 19% 중후반대가 되면서 2007년 19.6%와 비슷하거나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한다. 조세부담률은 2007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3년까지 17.9%로 내려갔다가 다시 반등해 지난해에는 18.5%가 됐다.

세금이 정부 예상보다 월등히 잘 걷히는 것은 소위 3대 세목이라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모두가 호조세를 보인 덕이다. 법인세는 지난해 영업실적이 좋았던 게 시차를 두고 세수에 반영됐고, 소득세는 부동산경기 활성화에 힘입은 바 컸다. 부가가치 세수의 증가는 ‘소비가 다 죽었다’는 언론의 아우성과 소비시장의 실상은 상당히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세수로만 보면 실물경제는 아직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는 징표도 된다.

주목할 점은 역대 최고치에 달한 조세부담률이다. 경기가 나름대로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고, 기업과 개인의 납세 의식이 개선된 데다, 첨단 전산시스템을 동원한 당국의 징세 노력이 모두 세수 증대에 기여했을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 이후 이렇다 할 세율 인상 조치가 없었던 가운데 나타난 세수 증가다. 물론 법인세는 최저한세율이 올랐고 일부 감면조치가 폐지되면서 실질 담세분이 늘어난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국회가 연일 증세론에 불을 붙이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법인세 인상안은 일단 철회됐지만, 향후 4당 체제에서의 복지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대선에서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득세는 내년부터 최고세율(과표 5억원 이상)이 38%에서 40%로 이미 인상이 확정됐다. 여기에다 부가세 인상안까지 제기돼 있다.

법인세율을 최고 35%에서 15%로 낮추겠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이나 “기업에 좋은 게 결국 국가재정에도 좋다”며 감세를 예고한 리커창 중국 총리의 발언은 한국서는 들리지도 않는 것 같다. 조세부담률이 사상 최고로 오른 상황에서 증세론만 무성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공허한 주장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