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와 경착륙 우려 큰 중국 경제
편견버리고 팩트만 보면 완전히 달라져
과연 우리는 중국 경제를 잘 알고 있나

최원식 <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
[전문가 포럼] 중국을 다시 이해해야 할 때다

“곤경에 빠지는 이유는 몰라서가 아니라 확실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벗어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왔고 미래 개연성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무너졌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잠재 리스크 요인은 중국이다.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와 경착륙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내수·수출·투자 침체로 2%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 우리 상황에서 중국발(發) 리스크마저 현실화된다면 말 그대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그런 중국을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가 올해 펴낸 중국 경제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영진과 미팅해 보니 보고서의 팩트와 다른 편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그중 빈번하게 토론되는 대목을 7개 문항으로 추려 봤다. 급변하는 중국의 현재 모습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해보기 좋다.

첫째, 중국 경제의 힘은 제조업이다? 아니다. 이미 서비스업 위주로 전환 중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서비스업에서 창출됐고 올 3분기엔 그 비중이 53%까지 올랐다. 올해는 GDP 증가의 70% 이상이 서비스업에서 나올 전망이다.

둘째, 소비가 아닌 투자가 성장을 지탱한다? 아니다. 여전히 투자 대국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소비가 큰 역할을 한다. 실제로 소비 부문은 지난 5년간 연 9% 성장했다. 그 증가 규모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인 1조1000억달러로 세계 소비 성장의 4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온다.

셋째, 부동산 버블로 인해 경제가 붕괴할 것이다? 과장된 우려다. 일부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35개 주요 도시의 연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은 2010년 7.2배에서 2016년 6.2배로 개선됐다. 이는 한국의 7.7배보다 낮고 영국, 호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넷째, 중국 경제의 뇌관은 급증하는 부채다? 큰 리스크 요인은 맞으나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대응 능력과 경험이 있다.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본은 정부 부채를 늘리거나 국유자산 처분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정부 부채 규모는 GDP의 50% 수준으로 낮고, 국유자산은 19조달러로 미국 GDP보다 크다.

다섯째, 환율 개입으로 수출을 지탱할 것이다? 아니다. 지난해 8월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가 약 13% 절하되긴 했지만 그전 10년간 26%의 꾸준한 평가 절상이 있었다. 정부는 평가 절하 속도를 늦추기 위해 각종 자본통제(capital control)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여섯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효율성을 희생한다? 아니다. 일할 사람은 줄고 효율성이 오르는 추세다. 생산가능 인구는 2012년 이후 계속 줄고 있고 2050년까지 2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는 ‘중국 제조 2025’ 계획 등을 통해 제조업을 업그레이드·자동화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이기도 하다.

일곱째, 환경 문제는 통제 불가능하다? 아니다. 정부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고 꾸준히 목표를 정해 달성해 왔다.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의 24개 정량 목표 중 8개가 환경 지표다. 제11차와 제12차 5개년 계획 기간에도 에너지 집약도(energy intensity)를 15~20%씩 감축했다.

이렇게 일곱 가지 편견에 대해 하나하나 팩트를 대입해 보면 새로운 중국이 보인다. 현재의 중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의 중국을 보자. 중국이 투자 주도형 성장모델을 고집할 경우 부실채권 해결에만 매년 2조~3조위안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나 생산성 중심 모델로 전환한다면 2030년까지 5조6000억달러의 추가 GDP 증가가 가능하다. 그러면 1인당 가계소득이 현재 한국의 25% 수준에서 2030년에는 55%까지 올라간다. 어느 쪽이 될까. 다음 미팅의 토론거리다.

최원식 <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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