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G 조성진 vs 삼성 윤부근의 '멱살잡이' 싸움, 잘한다!
1990년대 이후 ‘천덕꾸러기’요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던 생활가전이 부활한 데는 두 사람의 주역이 있다. 한 사람은 엊그제 월급쟁이로서는 최고의 자리로 영전한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또 한 사람은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CE부문)이다. 각각 ‘세탁기 박사’와 ‘미스터TV’란 별명이 붙은 두 사람이 각사의 생활가전부문을 총괄하게 되면서 피터지게 경쟁한 덕분에 우리 생활가전산업이 살아났다는 것이다. 2013년 냉장고 용량 경쟁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드잡이’는 해가 갈수록 치열해졌다. 2014년에는 프리미엄 청소기로 맞붙었고 지난해에는 세탁기와 에어컨으로 싸웠다. 프리미엄 제품, 빌트인 시장으로 전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조 부회장과 윤 사장은 특히 상대방 제품을 절대 칭찬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해도 일단은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무조건 더 나은 제품을 내놓도록 회사에 드라이브를 건다. 이런 경쟁의 과정에서 기존에는 없던 혁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2014년 독일 국제전시회장 삼성세탁기 파손 사건이 법정소송으로까지 간 것은 이들 간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우리는 이 두 사람의 싸움을 “더 싸워라!”고 응원하고 싶다.
경쟁은 시장경제체제의 촉매다. 조성진과 윤부근은 오랜만에 나타난 한국 재계의 라이벌이다. 이들이 자존심과 회사의 명운을 걸고 싸우는 경쟁이 더 많은 화제가 되길 기대한다. 두 사람의 싸움은 세계를 무대로 한 플러스섬(plus sum) 게임이다. 실력과 노력으로 월급쟁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조성진 부회장의 사례는 많은 청년에게 희망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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