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가 브렉시트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5%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2분기(0.7%)보다는 낮지만 예상치(0.3%)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3% 성장했다. 브렉시트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 특히 한국 언론의 저주는 완전히 빗나갔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 경제의 기초여건은 강하며 경제가 회복력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은 지난 6월 말 브렉시트 투표 후 처음 나오는 경제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당초 브렉시트 결정 여파로 성장률이 제로 혹은 마이너스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이다. 제조업(-1.1%)을 포함해 산업생산(-0.4%), 건설(-1.4%) 등이 부진했지만 영국 경제의 70~8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 호조(0.8%)가 성장을 주도했다.

물론 3개월간의 성적표만으로 브렉시트의 영향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EU 탈퇴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탈퇴가 시작되면 교역 감소, 기업 이탈 등으로 영국 경기의 장기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많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장기적으로 영국 경제에 오히려 호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에이먼 버틀러 애덤스미스연구소장은 “규제 중심의 초국가가 된 EU에서 빨리 벗어나는 게 영국에 이득”이라는 견해를 보여왔다. 규제 철폐와 자유무역 증대 등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브렉시트 투표 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8% 떨어졌지만 주가지수인 FTSE는 10% 넘게 올랐다.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분명한 것은 그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영국 경제는 아직 멀쩡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