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산 경제학상 수상자인 최인 서강대 교수는 “한국 경기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계량경제학자인 그는 방대한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0년대부터 한국의 경기변동이 미국 유럽 등 세계 경제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한국 경제가 중국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흔들릴 때마다 한국 경제가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의 지적대로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는 2000년 10.7%에서 지난해에는 26.0%로 급등했다. 수출뿐 아니라 수입까지 합한 교역의존도는 23.6%다. 중국발(發) 쇼크가 한국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고 부채와 그림자금융 등의 문제도 부각되고 있어 이런 우려가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나친 중국 의존이 다른 분야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과 관련, 중국이 생떼를 쓰는 것이나 북핵 제재에 비협조적인 것, 사드 배치에 노골적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모두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경제적으로 한국에 막대한 영향력이 있으니 안보와 같은 다른 영역에서도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이다.

대중 관계 전반을 면밀하게 짚어볼 때가 됐다고 본다. 현 정부 들어 다소 중국에 경도됐던 외교 정책부터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기업들 역시 위험분산 차원에서라도 교역 및 투자지역 다변화를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