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광명역과 서울지하철 사당역을 오가는 직행 셔틀버스를 12월부터 운행하겠다는 코레일의 발표에 주목한다. 일반 광역버스 요금(약 2000원)으로 두 곳을 20분 이내로 연결하는 리무진 버스가 5~10분 단위로 배치되면 서울 남부권 일대의 교통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다. 이 계획에는 무수한 셔틀버스에 편리한 노선 하나가 더 생겼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로 경쟁의 효과, 경쟁의 힘이다.

코레일의 셔틀버스 운행 계획은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승객들의 사각지대에 있던 KTX광명역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오는 11월 개통예정인 수서발 고속철(SR)에 승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개통과 동시에 신형 전동차 10량짜리 32편을 경부·호남선에 배치한다는 SR은 차별화한 서비스와 가격경쟁력을 예고하며 코레일의 KTX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신설된 수서~지제(평택) 구간만 따로 쓸 뿐 나머지 고속철 노선은 공유하는 두 철도회사의 서비스고급화 경쟁, 경영합리화 경쟁이 볼 만해졌다. 광명~사당의 셔틀버스는 단순히 수서역과 광명역 간의 경쟁이 아니라, 코레일과 SR 간 경쟁의 촉발제가 될 수도 있다. 117년 전 철도 시작 때부터 독점체제에 안존해온 코레일로서는 경쟁자의 등장에 위협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경쟁의 수혜자는 당연히 이용객, 즉 다수의 소비자다. 공기업 코레일의 경영개선은 국부의 증가로 국민 모두의 이득으로 돌아가게 된다. 공기업도 땅 짚고 헤엄쳐온 독점사업의 똬리를 깨고 나서면 얼마든지 수익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공공부문의 이런 아이디어와 모험은 ‘더 많은 이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줄 수 있다. 수서발 제2고속철 사업에 ‘국가 기간시설의 사유화, 철도 민영화 반대’를 외쳐온 이들은 뭐라고 할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