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결정 투표권을 가진 인사들이 기준금리(연 0.25~0.50%) 인상을 놓고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이 금리인상을 시사한 이후 이달 9일 ‘비둘기파(인상 반대파)’였던 로젠그린 보스턴연방은행 총재까지 인상 지지로 돌아섰다. 따라서 오는 21~22일 FOMC 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 속에 다우지수가 폭락하는 등 파장이 작지 않았다.

그러나 월요일(12일)엔 분위기가 돌변했다. 비둘기파인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 등이 금리인상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재무부 장관으로 유력시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로써 총 12명의 FOMC 위원 중 ‘매파(인상 찬성파)’가 과반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보도까지 나왔다. 금리인상 지연 기대로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미국 경제지표들이 엇갈린 신호를 보여 FOMC 위원들의 의견도 갈릴 수 있다. 실업률이 5% 이하이고 브렉시트 우려도 누그러든 반면 물가는 여전히 저조하다.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Fed가 여론에 휘둘린다는 인상이 짙다.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고 부동산 거품에도 미온적이다. 월가의 압력에 좌고우면하고 너무 정치적이란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그러니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기 때문에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비난할 정도다.

옐런 의장은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지만 여태껏 한 번도 못 올렸다. 신뢰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같은 인물은 차라리 금리를 올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라는 비정상에 익숙해져 정상화가 두려운 것은 아닌가. Fed의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