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우리 경제와 코스닥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 전반을 어둡게 본다. 특히 수출과 밀접하게 연관된 우리 경제는 해외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불안감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조선, 철강, 휴대폰, 해외 건설 등 그동안 한국 경제, 특히 외화 획득에 큰 공을 세운 중요 산업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출은 물론 국내 고용시장도 요동칠 전망이다. 이들 대부분이 대기업이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크다.

기술, 창의력, 협업, 스피드, 금융 등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를 생각해 보면 한국의 기존 중후장대 기업들은 고민이 크고 미래 또한 어둡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자리 잡지 못한 우리 현실에선 그들의 고민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몸집이 큰 기업들은 혁신과 변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 경제의 돌파구의 하나로 코스닥을 주목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코스닥시장과 같은 모델의 활성화가 큰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코스닥 상장 기업은 1169개다. 이 중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96.1%다. 이들 코스닥 기업이 창출하는 매출은 연간 142조원을 넘고 수출은 49조원에 이른다. 수출기업 비중이 75.3%다. 코스닥시장은 세계 2위 시장이 됐고 매년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은 내부를 보면 대주주가 많이 바뀌기도 하고 부침도 심한 편이다. 그것은 코스닥 기업의 핵심이 기술과 창의력이어서 국제적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의 형태와 구조가 세계 경제의 흐름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구조임엔 틀림없다. 코스닥에는 대기업도 있지만 이들 대기업은 중후장대한 문어발식 재벌기업 형태가 아니라 전문화된 기술기업이어서 미래가 오히려 밝다.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돼 선정된 대한민국 ‘월드클래스 300’ 기업의 절반 이상이 코스닥에 있다.

좋은 문화도 있다. 시가총액이 200조원이 넘는 코스닥 기업들의 거대한 경제단체임에도 이 협회 회장선거에선 단 한 번도 잡음이 없었다. 이 단체 행사에 대통령이나 정치인은 오지 않지만 누구 하나 섭섭해하지 않는다. 역동성이 있고 탐구열도 강하다. 코스닥을 건강하게 키우자. 한국 경제의 답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박기석 < 시공테크 회장 kspark@sigongtec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