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역대 최대치라고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신고기준 FDI는 105억2000만달러로 종전 최대치였던 2014년 상반기 103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는 올해 FDI 유치 목표를 사상 처음 200억달러를 돌파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았다며, 하반기에도 FDI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출 부진, 구조조정 등으로 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어려운 가운데 FDI가 늘고 있다는 건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상반기 FDI 현황을 보면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증가세가 특히 눈길을 끈다. EU는 42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1.2%나 급증했고, 중국도 7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79.5% 증가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FDI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당장 투자여건만 봐도 브렉시트 등으로 세계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하는 등 만만치 않다. 올해 세계 FDI가 지난해에 비해 10~15% 감소할 것이라는 유엔 무역개발협의회(UNCTAD) 예상도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FDI를 둘러싼 정부 부처 간 엇박자다. 한쪽에서는 적극적인 FDI 유치를 외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조세재정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FDI 유인책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간 게 그렇다. FDI 조세감면 등 세제 정비가 단적인 사례다. 시대에 따라 세제를 개선하는 것이야 뭐라고 할 것도 없다. 하지만 세제혜택을 폐지하면 당장의 세수에는 조금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FDI다.

경상수지가 흑자인 마당에 굳이 FDI 자본 유치에 열을 올릴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 역시 단견에 불과하다. FDI는 산업적 측면도 동시에 봐야 한다. 특히 첨단기술을 수반한 FDI는 신산업 및 혁신 촉진, 수출 확대, 새로운 일자리 창출, 규제 개혁 등 유·무형 효과가 적지 않다. FDI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정책의 불확실성이다. 장기적이고 일관된 FDI 유치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