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15년 주요 55개 상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만 제자리걸음이라고 한다. 한국은 세계 1위 상품수가 8개로 전년과 같지만, 미국 일본 중국은 모두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전년보다 2개 늘어난 8개로 한국을 따라잡았다. 중국은 풍력발전기나 태양전지 등 한국이 기술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분야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등 한국이 강세를 보이던 가전 품목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아직까지 한국이 1위를 달리는 D램이나 낸드형 플래시 메모리 등에서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8개 1위 품목 중 조선을 제외한 7개 품목이 스마트폰 및 반도체, 대형 디스플레이,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리튬이온전지 등 전자 제품과 부품이다. 일본의 1위 제품 11개가 산업용 로봇과 탄소섬유 타이어 등 다양한 업종에 퍼져 있는 것과 대조된다. 19개인 미국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더욱이 중국은 몇 개 안 되는 한국의 강세분야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닛케이가 “중국이 한국의 강세 업종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 중국에 기술적으로 이미 추월당했거나 3년 이내에 따라잡힐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79%나 됐다고 한다. 미국, 일본은 너무 멀리 가 있고 중국도 이미 한국을 추월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격 경쟁력도, 기술수준에서도 밀릴 조짐이다. 한·중·일 경쟁구도에서 꼴찌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 위기상황이다. 고부가가치 제품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 다들 날고 뛰는데 제자리걸음만 하다간 퇴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