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프리카의 희망 될 교육분야 ODA
산업발전에 기여한 ‘한국 교육’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관심이 크다. 한국은 2014년 개도국의 교육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UN의 ‘글로벌 교육 우선 구상(GEFI)’과 ‘교육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GPE)’에 가입해 세계 구성원으로서 책무를 다하고 있다. 특히 2015년 5월 유네스코(UNESCO)의 세계교육포럼을 인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앞으로 15년간 세계교육을 이끌 개발협력 의제를 도출해 내기도 했다.

UN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는 세계 각지의 청소년, 성인들에게 양질의 직업기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정상 최초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에서 특별 연설을 했다. “한국과 아프리카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함께 걸어갈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면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또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청년과 여성들의 잠재력이 발현되고 아프리카 지역 청년 고용 증대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교육부의 공적개발원조(ODA)는 한국의 교육을 통한 발전 경험을 개도국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 예컨대, 아프리카 기초교육 진흥을 위한 수학과학 분야 한국인 교사파견과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을 지원하는 솔라 스쿨(solar school) 사업, 국가장학금인 글로벌 코리아 스칼라십을 통한 아프리카 학생들의 한국 유학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부터 5년간 유네스코 신탁기금 지원을 통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5개국의 직업기술교육 역량개발을 위한 사업을 지원해왔다. 이 사업은 베어(BEAR) 프로젝트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보츠와나, 콩고민주공화국, 말라위, 나미비아, 잠비아 5개국의 직업기술교육기관과 전문가의 역량 강화를 통해 노동시장분석, 직업교육과정 개발, 직업교육 교사 훈련, 정보시스템(MIS) 구축을 추진해 왔다. 현지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노동시장 분석과 교육과정 개발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축이 돼 유네스코 본부, 현지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수행해 왔다.

현지인이 직접 참여한 베어 프로젝트는 기존 서구의 개발 협력프로젝트와 확연히 구별되는 성과를 가져 왔다. ‘만일 천사가 나타나 율법의 모든 내용을 알려준다고 해도 나는 거절하겠다. 배우는 과정이 결과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는 유대인의 격언처럼 스스로 혁신해 나갈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도왔다. 직능원은 현지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이 그들 손으로 직접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그들의 직업교육시스템에 개발된 교육과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컨설팅을 해왔다.

베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직업교육과정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아 활용되고 있으며 DR콩고와 잠비아는 개발된 교육과정을 교육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교과서를 개발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베어 프로젝트 2단계를 위해 1000만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하고, 투자의향서를 유네스코와 체결했다.

1950년대 6·25전쟁 이후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에도 교육에 대한 열정만은 식지 않았던 한국이 국제사회와 나눌 수 있는 최우선 분야가 교육일 것이다. 한국의 교육발전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기여했고,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이를 잘 활용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국내 우수한 연구자 및 청년 인력이 해외로 진출할 장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교육분야 개발협력은 한국에도 호혜적인 활동이다. 아프리카의 도약을 지원하는 베어 프로젝트는 아프리카의 큰 희망으로 다가설 것이다.

이준식 <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