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수수료가 아니라 고객의 투자수익률로 직원 성과를 평가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는 한경 보도다.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이런 증권사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혹은 올해부터 직원 평가에 고객 투자수익률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투자증권의 PB 고객 수익률이 올 들어 3분기까지 9.62%로 코스피지수 상승률(2.47%)의 거의 네 배에 육박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수익률이 높아지니 돈을 맡기는 고객도 늘어 증권사별로 고객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5~30%가량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매우 바람직한 변화다. 고객의 수익으로 증권사들이 경쟁하는 정공법이 먹혀들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 증권사들이 고객의 수익보다는 수수료 수입에 훨씬 더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어떻게든 잦은 거래를 유도해 수수료를 챙기고, 홈트레이딩 시스템도 소위 ‘단타’에 최적화된 제품을 속속 내놓았다.

하지만 잦은 거래는 단기적으로 증권사 좋은 일만 시킬 뿐, 수익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게 거의 상식이다. 수많은 투자자가 시장을 떠났고 증권사 신뢰 역시 바닥으로 추락했다. 투자자 이탈은 증권사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2011년 4만4000명 수준이던 증권사 임직원 수가 최근 3만6000명 선까지 줄어든 것도 고객 이탈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수수료보다는 고객 수익을 더 중시하는 곳이 하나둘 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반가운 변화다. 증권사 수익 중 위탁수수료 비중이 2010년 53%에서 올 상반기 34.4%까지 떨어지는 등 수익이 다변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도 바람직하다. 고객 중심 경영은 증권업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변화가 바로 ‘윈윈’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