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월 출시 이래 누적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누적 결제금액 역시 벌써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플라스틱 카드 정보를 넣어 결제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대기만 하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삼성페이를 내년엔 스마트워치, 중저가 스마트폰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 수는 더 빠른 속도로 늘 것이란 전망이다. 나아가 교통카드 등 서비스도 확장할 예정이다. 삼성발(發) 모바일 결제 혁명이 보기 좋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 구글 안드로이드페이 등에 대한 삼성의 승부수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삼성페이가 가진 범용성이 바로 그렇다. 기존 상점이 대부분 보유한 ‘긁는 방식’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과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모두 적용한 것이다.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 등 경쟁사 결제 서비스가 NFC 방식만 채택한 것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실제로 현재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약 230만개 중 NFC 결제 단말기를 구축한 곳은 5만여개에 불과하다. 이런 사정은 미국 등 밖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해외 언론 등도 삼성페이의 우수성을 앞다퉈 보도할 정도다. 그만큼 삼성페이는 애플 스마트폰에 비해 후발 경쟁사로 출발했던 삼성의 이미지를 일거에 바꿔 놓을 가능성이 높다. 루프페이라는 해외기업 인수를 통한 개방형 혁신의 성과라는 점에서 삼성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한다.

이런 게 바로 핀테크다. 이런 기업의 혁신에 비해 금융위원회 등 정부의 변화 속도는 너무 느리다. 입만 열면 정보기술(IT)과 금융의 융합이라는 핀테크 활성화를 말하지만 규제완화는 겉돌고 여전히 멀기만 하다. 상호출자제한집단 대기업의 손발을 묶는 금산분리라는 낡은 족쇄만 풀어도 핀테크 혁명은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이고 제2, 제3의 삼성페이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정부가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