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가 이번에는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변신한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최근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겠다며 구체적으로 ‘우리 경쟁자는 SAP IBM 오라클 액센츄어 같은 회사들’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세계 최대 기업으로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과감하면서도 일사불란한 방향 선회다. GE는 지난해 175개국에 30만5000여명의 직원이 있고 매출 1486억달러, 영업이익 167억달러의 실적을 올린 초우량 복합제조기업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는 이번 변화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GE가 벌이고 있는 거대한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GE는 2013년 NBC유니버설 지분을 매각하며 방송에서 손을 뗐고 작년에는 창립 아이템인 가전사업부를 스웨덴 일렉트로룩스에 팔았다. 금융에서도 2년 내 손을 떼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생존과 성장을 위한 변신은 GE가 세계 1등 기업으로 3세기째 계속 생존해온 비결이다. 1878년 발명왕 에디슨이 세운 회사가 모태인 GE는 2차대전을 겪으며 복합기업으로 변신해 미국 대표기업이 됐다. 그런데 1981년 회장으로 취임한 잭 웰치는 ‘1, 2등 못 하는 사업에선 철수하라’며 회사를 다시 갈아엎었다. 이때 ‘푼돈 장사’로 불리던 71개 사업을 정리했고 이후 GE는 ‘6시그마’로 품질 최고기업이 됐다.

GE는 이렇게 역사적 변곡점을 앞두고 모든 것을 뒤엎겠다는 각오로 과감하게 변신했다. 특히 선제적으로 변신을 단행한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바꾸는 이번 작업도 실제로는 3년여 전부터 준비해 왔다. 사물인터넷보다 규모가 훨씬 큰 산업인터넷을 장악하겠다는 GE의 원대한 비전이 이번 변신의 핵심으로 보인다. 초우량 공룡기업의 과감하고 날렵한 변신이 부럽고 두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