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브라질 국채 권유하던 금융회사들은 어쩔 것인가
지구 반대편의 충격이 한국에도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 팔린 브라질 채권은 5조8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이 중 90%를 개인이 갖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연 10%대 고수익만 부각해 적극 권유한 결과다. 하지만 헤알화 환율은 2011년 4월 헤알당 695원에서 현재 307원 선까지 폭락했다. 고점에서 샀다면 이미 환차손으로 반토막인데 정크본드로 전락해 설상가상이다. 매년 10%대 이자를 받아도 원금 손실이 30% 안팎이다. 브라질 펀드도 올들어 수익률이 -30%대다. 손절매 외엔 퇴로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금융의 기본은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다. 하지만 동양 사태, 후순위채 파동으로 얻은 ‘고수익이 곧 고위험’이란 교훈을 모두들 그새 망각했다. 브라질 채권뿐이 아니다. 금융회사 창구에선 지금도 다른 신흥국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DLS(파생결합증권) 등 위험자산을 고객에게 버젓이 권유한다. 파생상품 판매 잔액은 94조원으로 5년 새 4.2배나 급증했다. 하나같이 손실 위험을 안고 있는 것들이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제동을 걸고 있지만 투자위험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 없이는 공염불이다. 한국 금융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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