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이 엊그제 “북한이 내년 1월 말~3월 초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구체적인 시기까지 적시한 공식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하게 된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당장 북한이 도발할 상황으로 보지는 않지만,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심상치 않은 북측의 상황에 다각적인 감시·대비 체제를 가동 중임을 보여준다. 당연한 대응이다.

북한에선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엊그제 김정일 2주기 행사에선 신·구 권력핵심들이 경쟁적으로 충성발언을 쏟아내며 김정은 우상화에 나섰다. 군·당·정 가릴 것 없이 김정은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충성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 숙청되지 않고 살아남은 장성택 측근들은 더 말할 게 없을 것이다. 이들의 숙청은 장기적이고 은밀하게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강화될수록 충성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극단적인 수단을 써서라도 일단 살아남고 보자는 생존경쟁도 치열해질 게 분명하다.

게다가 김정은이 이제 막 유일 지배체제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다. 자신의 체제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극단적인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북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만 해도 지난 2월에는 3차 핵실험, 3월엔 사이버테러를 저질렀다. 앞서 천안함 폭침도 3월이었다. 내년 1~3월이 위험하다는 김관진 장관의 경고는 귀담아들을 근거가 있다.

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외교부장이 긴급 전화통화로 북의 급변 사태도 협의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도 비상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정은 공포정치가 북을 어디로 몰고 갈지 예측불허다. 둑은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