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인재개발 경쟁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은 23위에 그쳤다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민간 교육투자와 대학 진학률은 예상대로 가장 높았지만 전문직 종사자 비율이나 외국의 우수 인재 유입 등 인재 활용면에서는 최하위권을 맴돌았다는 것이다. 인재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측면에 비춰볼 때 간단하게 볼 사안은 아니다.

한국은 자원 부족과 좁은 국토, 남북 분단 등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반세기 만에 기적 같은 압축성장을 실현해냈다. 물론 그 바탕에는 국민의 뜨거운 교육열이 만들어낸 인재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숙련 인재를 산업 전선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외국 언론들은 고학력 실업이나 저출산 문제 등 고도한 교육열이 만들어낸 부정적인 결과가 한국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FT는 “한국이 대졸자 과잉으로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했고 이코노미스트지 또한 “지나친 교육열이 비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구나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지금 크게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전방위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직접 키운다. 세계의 유명 대학들도 명품 강의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공개하는 등 새로운 교육 혁명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인적 자원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면 우수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 현상이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국경제신문이 매년 주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3’이 오늘부터 사흘간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다. 올해 인재 포럼의 큰 주제는 ‘벽을 넘어서(Beyond Walls)’다. 한국의 직업수는 일본의 3분의 2이고 미국의 38%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번 포럼에서 성별이나 소득 인종 지역 등 각종 장벽을 넘어서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회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아니 교육과 채용이 이미 글로벌화하고 있다는 점도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