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분 < KEDI 평생교육센터 소장 jblee@kedi.re.kr > 지난 10월 홍콩을 방문했을 때 말로만 듣던 한류열풍을 체감할 수 있었다. 홍콩에도 우리나라 동대문시장과 같은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 곳 한 상점에는 드라마 '대장금'의 여주인공 장금이가 입고 나온 한복이 하나 가득 걸려 있었고 현지에서 만난 몇몇 홍콩 친구들은 하나같이 드라마 내용과 주인공에 대해 질문하며 즐거워했다. 홍콩 사람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에 한편 마음이 뿌듯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혹시 장금이의 의상을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한복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한류열풍으로 홍콩에 살고 있는 한국인에게는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오기도 했다. 홍콩에 살고 있는 한 친구는 이곳 대학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과정의 한국어 강좌를 맡아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 하는 홍콩 사람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교육경험이 없고 교재도 마땅치 않아 어려움이 컸지만 지금은 국내 Y언어학당의 교재를 구입해 이를 재구성하여 현지인에 맞게 지도할 정도로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고 한다. 8월 광복절 즈음이면 일본교과서의 왜곡문제가 거론되고 더불어 '한국 바로 알리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곤 한다. 이웃 국가에서 한국말이나 문화,음식에 관심을 보이는 지금 우리나라와 문화에 대해 올바른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신속히 이루어진다면 이보다 더 효과적인 '한국 바로 알리기'프로젝트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홍콩 사람들의 한국 배우기를 보면서 나는 이제는 국경을 넘는 평생교육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를 생각했다. 며칠 전 있었던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한 정보화 전략 세미나'에서 K교수 역시 내가 가졌던 생각과 비슷한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국말,한국문화를 지도할 수 있는 원격교육용 콘텐츠가 개발되어 있지 않아 이웃나라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면서 e러닝을 통한 평생교육의 활성화 및 해외진출을 제안한 바 있다. 사실 e평생교육은 해외 거주인뿐 아니라 대부분 시간적 여유가 없어 평생학습에 참여하지 못하는 국내 성인학습자들에게도 유용하다. 또한 탈북자 장기입원환자 재소자 장애학생 등 정규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사람이나 군인을 위한 교육에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도입 될 수 있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을 통한 e러닝과 더불어 실제 현장경험이나 면대면 학습기회가 함께 제공되어 그 내용이 충실해진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