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률이 3.8%로 2월보다 다소 낮아지고, 취업자수가 5개월째 늘어나는 등 고용지표들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수출이 잘되고 있는 데다 일부 내수 경기가 조금씩이나마 회복되면서 실업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 수치상으로 좋아지고 있다곤 하나 내용면에서는 'IMF 이후 가장 높은 실업상태'가 개선됐다고 보기 힘든 탓이다. 실제 계절조정실업률은 2월보다 오히려 높아졌고, 전체 실업자 수도 87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8.9%나 증가해 있다. 청년실업률이 떨어진 것도 직장을 찾아 나섰던 학생들이 취직을 못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향후 경기전망을 봐도 고용사정이 당장 좋아지길 기대하긴 어렵다. 일부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좀처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라크사태가 점점 악화되는 등 국제정세도 불안해지고 있어 그나마 우리 경제를 떠받쳐주고 있는 수출 호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자칫 고용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새로 짜인 정치권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는 이런 고용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알수 있는 일이다. 선거가 끝났지만 승자가 기뻐할,패자가 슬퍼할 겨를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우리 경제 현실은 어렵다. 하루빨리 여야 함께 힘을 모아 일자리 늘리기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등 투자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있는 정책들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경제도 살아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