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반적인 고용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특히 30대 실업자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30대 실업자 수는 19만1천명으로 전달보다 9천명(4.9%)이 늘었고 1년 전에 비해선 3만4천명(21.7%)이나 급증한 것이다. 보통 9월은 계절적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해 실업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0대 실업률이 두달 연속 증가한 것도 결코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이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구조조정의 여파가 조기 명예퇴직 형태로 30대에까지 미친 결과라는 것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을 듯 싶다. 최근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은행 증권 등에서 30대 명예퇴직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얼마 전 KT에서 5백명이 넘는 30대 퇴직자가 나온 것을 보면 비단 금융권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 30대 명예퇴직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얘기다. 혹자는 인력감축 수요가 있으면 전 직급에 걸쳐 인력을 감축하는 서구형 인사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 30대 실업자들이 재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새로운 탈출구를 찾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청년실업이 전체 실업률의 두배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판에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 실업자마저 급증하면 우리 경제는 희망이 없다. 매번 강조하는 얘기지만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지금 기업들이 고임금 부담,노사분규,인력조정의 어려움 등으로 신규채용을 꺼리는 점을 생각하면 전반적인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는 가장 기본적인 과제라고 할 것이다. 그런 바탕 위에 기업의 신규투자 의욕을 높이고 창업을 유인할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미 일자리가 있음에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인력이 흘러들어 갈 만한 유인책 강구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실업은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