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 이곳 주요 호텔 도어맨들은 외국인이 택시에 오르면 명함 한장을 반드시 건네준다. 명함에는 택시의 등록번호와 불편 사항이 생기면 신고할 수 있는 전화번호 등이 영어로 자세히 소개돼 있다. 택시 안에는 탑승 시간과 하차 시간 등이 기록된 영수증 자동발급기가 설치돼 있다. 영수증에는 이동거리, 금액과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곳이라고 중국의 다른 도시에 비해 크게 나은 점은 없다. 중앙선 침범과 끼어들기가 예사롭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정책시행에도 불구하고 택시기사들에게 영어 등 외국어를 기대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택시를 탔을 때 바가지 요금을 뒤집어썼다는 불쾌감만은 갖지 않아도 된다. 외국인을 위한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불편신고센터인 '12315'는 섬인 샤먼시 중심에 자리잡아 쉽게 방문할 수 있으며 전화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시 정부의 외국인 유치정책도 눈길을 끈다. 샤먼시 이민국은 비자없이 도착한 관광객을 위해 즉석에서 비자를 발급해준다. 언론인들이 중국내 다른 지역에서는 얻기 매우 까다로운 취재비자도 이곳에서는 하루 만에 받을 수 있다. 시 정부차원에서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자오상중신(招商中心)' 회사를 세웠다. 이곳에서는 투자상담 등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샤먼시에는 중국내 4개 경제특구 가운데 광둥(廣東)성 선전 못지 않게 외국인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이곳에는 세계 5백대 기업에 꼽히는 31개사를 비롯해 5천여 외국기업들이 들어와 있다. 1980년 경제특구 지정 당시 2.5㎢에 불과하던 공업투자특구 규모는 현재 1백31㎢로 늘었으며 인근 하이창(海滄) 싱린(杏林) 퉁안(同安) 등 지역에도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샤먼은 인구 1백20만명으로 중국에서는 비교적 작은 도시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키로 하는 등 '동북아 허브'정책을 추진 중인 한국도 배울거리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샤먼=정태웅 산업부 대기업팀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