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han@suttong.co.kr 수년전 해외에서 만난 두 여성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게 신선한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인도 여성이다. 차분해서 오히려 나약해 보이기까지 한 그 여성은 다국적 기업에서 공장장을 맡고 있었다. "여성으로서의 핸디캡은 뭡니까?" 내 물음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없습니다." 또 한 여성,영국에서 근무하다 홍콩으로 갓 발령받은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 남편은 뭐하시죠?" 그녀의 대답은 당당했다. "이곳에서 직장을 찾고 있습니다." 자기 때문에 남편이 영국 직장을 포기했단다. 우리가 터부시했던 것들이 이들에겐 자연스럽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부럽기도 했다. 내가 만난 한국의 직장 여성에게서 경험하지 못했던 카리스마를 느꼈기 때문이다. 누가 이런 프로들을 여성이라고 차별대우하겠는가. 일부 여성은 그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다고 억울해 한다. 그럴만도 하다. 매월 하루씩 생리휴가에다 출산시 3개월의 산전후 휴가까지 줘야 하는 여성들을 기업이 환영할 리 있겠는가. 사실 여유 인력이나 대체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직원의 3개월 공백은 업무에 많은 지장을 불러온다. 때문에 여성 채용 기피를 탓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여성의 당연한 권리가 채용의 핸디캡이 되고 있으니 억울할 밖에.당연히 여성 차별로 느껴질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남자보다 월등한 능력으로 승부하거나,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완화하는 방법이다. 여성 단체들은 여성 차별(?)을 철폐하라고 외치기보다 차별 요인을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해 봄직도 하다. 현 4.4%인 5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율을 2005년까지 10%까지 인위적으로 올리려는 정부의 계획이 내겐 생소하기만 하다. 여성 채용 비율을 순차적으로 늘리겠다는 어느 재벌 총수의 계획도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인재는 남녀 비율에 맞춰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능력에 의해 선발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핸디캡을 갖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태생적 차별을 이슈화시켜 반사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억지다. 이제야말로 숙명적 핸디캡을 상쇄할 수 있는 능력과 프로정신을 여성들 자신의 세포에 기억시켜야 한다. 우리의 여성분들이 인도의 공장장이 되고,홍콩의 팔불출(?) 아내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회사 역시 그런 여성으로 충만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