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上海) 인접 도시인 닝보(寧波)의 동부 해안에 자리잡은 닝보 보세구.보세구 한편에 잘 꾸며진 빌라가 눈에 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볼 수 있는 별장식 주택이다.


거실에는 고급가구와 대형TV 등이 놓여 있다.


호화빌라다.


입주자는 모두 보세구에 투자한 외국인이다.


관리위 직원에게 임대료가 얼마냐고 물으니 '공짜'란다.한달 2백위안(1위안=약1백45원)의 관리비만 내면 된단다.


그렇다고 아무나 이 집에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2백만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자격이 주어진다.빌라촌 옆에 외국투자자들을 위한 아파트도 있다. 물론 무료다.


2백만달러 이하를 투자한 외국투자자들이 살고 있다.서울 아파트와 다르지 않을 정도로 시설이 괜찮았다.


이들 주택은 보세구 관리위가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만든 것이다.


빌라를 짓는 데만 약 3억위안이 들었단다.


관리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세금 혜택만으론 외자유치에 한계가 있었다"며 "투자자에게 최적의 생활 여건을 마련해주는데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닝보 보세구의 호화빌라는 중국 각 경제특구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외자유치 경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톈진(天津) 다롄(大連)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각종 개발구 보세구 등은 지금 최고의 조건을 내걸고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그들의 유치 전략도 다양하다.


닝보처럼 주택을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광둥(廣東)성 둥관(東莞)개발구 등은 공장을 무료 임대하기도 한다.


또 특구 안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곳도 있다.


일부 특구는 중앙정부의 허용 범위를 넘어 특혜를 제공하기도 한다.


투자를 유치한 직원이나 외부 중개인에게 투자금액의 3%를 커미션으로 주기도 한다.


중앙정부는 인사정책을 통해 '외자 경쟁'을 유도한다.


중국이 세계 2위 투자유치국이 된 요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 역시 인천 송도 등을 경제특구로 지정,외자유치에 나섰다.


외국투자자들에게는 송도경제특구 역시 중국 등 아시아에 퍼져 있는 여러 특구 중 하나에 불과하다.


중국의 수많은 특구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독특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닝보(寧波)=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