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타이맥스 시계가 때 아닌 빈 라덴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빈 라덴이 차고 있는 게 타이맥스 제품인 '아이언맨 트라이애슬론'으로 알려진데 이어 부시 대통령도 이 회사 시계를 애용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국내에서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이런 걸 패드(Fad·반짝 유행)라고 한다. 신창원의 미쏘니 니트, 린다김의 에스카다 선글라스가 한때 불티나게 팔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패드는 이처럼 엉뚱한 화제 인물이 만들기도 하지만 보통은 배우나 가수등 스타가 창출한다. 문제인물 때문에 생긴 패드가 특정소수에 의한 일시적 현상에 머무는 것과 달리 스타에 의한 패드는 대중적 유행으로 번진다. 실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배낭, 드라마 '수호천사'의 송혜교와 김민종 목걸이 등은 없어서 못판다고 할 정도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 소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PPL(Product Placement)을 비롯 스타 파워를 이용한 마케팅은 선진국에선 이미 오래된 기법이다. 매년 봄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이 유명브랜드의 패션 각축장이 되는 건 이들의 차림이 그해의 유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구매기준이 성능 품질 디자인등 물리적 요소보다 누가 쓰느냐, 어떻게 보이느냐등 비물리적 연상으로 옮겨간다는 LG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는 바로 이같은 흐름을 입증하는 셈이다. 국내 스타의 파워도 커진 만큼 스타 마케팅은 곧 수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패드 상품 대부분이 해외브랜드인 지금 상태론 어림도 없다. 이들 상품이 뜨면 즉시 진품시장보다 더 큰 모조품시장이 형성된다지만 해외에 가짜를 팔 수는 없는 일이다. 스타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세계에 내놓을 우리 브랜드를 키우는게 먼저다. 그런 다음 TV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해외시장을 체계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스타 마케팅은 기업과 정부 연예매니지먼트사,스타의 총체적이고 세심한 노력이 어우러질 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