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기업 제품을 미국에 팔아주겠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통신중소기업 해외진출지원센터(i-Park)가 진출 2년여만에 새롭게 위상을 정립해 미국 진출을 꿈꾸는 벤처기업들의 기대가 크다. 그동안 아이파크는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종합 지원한다'는 것을 표방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아이파크는 현지 진출 기업들이 가장 애로를 겪는 마케팅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기능을 새로 정립했다. 현재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사무소를 세운 한국 벤처기업은 최소한 3백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연간 1백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은 10여개에 불과하다. 한국 벤처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제대로 개척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제품 공급업체 중심으로 접근,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지 못하는데다 대부분 직접 마케팅 채널을 구축하려 들지만 자본 등이 뒷받침되지 않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유통망은 부가가치재판매업체(VAR),딜러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외국 기업이 직접 유통채널을 뚫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마케팅 채널을 구축하려면 최소 2년간 3백만∼5백만달러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 따라서 아이파크는 미국 시장에 대규모 유통 채널을 확보,이들이 원하는 제품과 한국의 벤처기업을 연계시켜주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를 위해 채널구축사업자(CE:Channel Enabler) 선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한국 벤처기업의 제품을 판매할 미국 유통채널을 발굴,한국 기업과 연결시켜주고 이들이 요구하는 매뉴얼 영문화 등의 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아이파크 박영준 소장은 이와 관련,"유통채널 구축에 드는 노력을 줄일 수 있고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을 곧바로 만들어내 제품 개발의 시행착오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파크의 이같은 변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