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신 < 민주당 국회의원 yschang@assembly.go.kr > 5년 전 6월 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함께 2002년 월드컵축구 개최권을 따낸 것이다. 아시아권 최초로 기록될 내년 한·일 월드컵축구는 벌써부터 온 나라를 축구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한국에 집중될 것이기에 국가 이미지 향상과 엄청난 경제적 이득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하지만 문제는 시민의식이다. 우리의 시민의식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낙제점을 받고 있다. 얼마나 운전자들이 교통질서를 안 지키면 신고제를 만들어 한 장소에서만 수백·수천건의 위반사례를 촬영해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을까. 월드컵을 취재하러 온 외국기자들이 우리나라의 이같은 신종 직업에 대한 기사를 자기 나라에 타전한다면 이는 또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가. 게다가 2002년 월드컵은 교통질서 잘 지키기로 소문난 일본과 공동 개최하다보니 시민의식이 적나라하게 비교돼 세계인에게 전해질 것이다. 월드컵은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한층 높여 진정한 문화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에 따른 국가 이미지는 후세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월드컵 개최로 기대되는 효과는 수치화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온 국민이 함께 치르는 축제로 승화시켜 시민의식을 제고함은 물론 더 나아가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가치보다 크다고 하겠다. 또한 월드컵을 계기로 경제불안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털어내고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부각될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우리 국민들은 한층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줘 세계인들에게 6·25전쟁과 분단국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고 '코리아'를 새롭게 인식시켰다. 우리는 이제 월드컵이라는 지구촌 축제에서 다시한번 시민의식의 대전환을 꾀할 기회를 맞고 있다.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여 선진국민으로 칭송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