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소상공인 점포 412만 곳의 디지털 전환(DX)에 나선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손잡고 점포 메뉴 등 정보를 네이버 지도에 실시간 반영하기로 했다. 소상공인들은 소비자와의 온라인 접점이 늘어나 마케팅과 판로 개척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네이버 지도에 '동네 맛집' 자동 등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소상공인연합회와 ‘소상공인 정보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 네이버가 지역별 소상공인 업체 정보를 주기적으로 받아 네이버플레이스에 반영하는 내용이 협약의 골자다. 네이버플레이스는 네이버 지도와 연계해 각종 업체가 온라인 홍보를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상공인연합회와 협약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지도에 '동네 맛집' 자동 등록된다
네이버는 이번 협약이 소상공인의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상당수가 네이버 지도 앱 검색을 통해 음식·숙박업체 등을 찾고 있어서다. 협약에 따라 시스템이 완비되면 개별 업체가 일일이 등록할 필요 없이 새로 문을 연 상가와 골목시장 정보가 네이버 플랫폼에 바로바로 반영된다. 특히 온라인 마케팅 진입 장벽이 낮아져 정보기술(IT) 숙련도가 낮은 소상공인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네이버도 자체 마케팅 플랫폼의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412만 개다. 지난해 네이버플레이스에 등록된 오프라인 사업자 수는 227만 개다. 네이버가 플랫폼에 반영하지 못한 사업체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지역 상인들과 DX, 브랜딩 등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임직원 27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꽃’ 팀을 꾸렸다. 지난달부터 지역 상인과 네이버 직원이 의견을 나누는 세미나를 하고 있다. 2021년 9월 시작한 중소업체 상인 맞춤형 디지털 컨설팅 서비스인 ‘네이버 비즈니스 스쿨’도 인기다. 그동안 1500여 개 강의를 50만여 명이 수강했다.

카카오도 소상공인과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전국 시장 100곳 지원 프로젝트인 ‘2023 우리동네 단골시장’을 시작했다. 전통시장 20곳엔 카카오톡 채널로 상인들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DX 관련 강사가 시장에 상주하며 상인들을 면 대 면으로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시장 80곳은 시장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상인회 톡채널’ 개설을 돕는다. 카카오는 지난해 자사 비즈니스 모델인 톡채널 마케팅 등에 참여한 소상공인 4만5000여 명에게 137억원을 지원했다. 연매출 10억원 이하 개인 또는 법인 사업자가 대상이었다. 올해까지 소상공인 8만여 명에게 300억여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카카오 역시 자체 지도 앱인 ‘카카오맵’을 보유하고 있어 소상공인연합회와 손잡은 네이버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앱 분석매체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안드로이드 지도 앱 부문에서 지난달 네이버 지도의 사용자 수 점유율(중복 포함)은 63%로 업계 1위다. 카카오맵 점유율(28%)의 두 배를 웃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