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떨어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반등시킬 방법은 없을까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얼마나 성장할지 전망한 결과가 불안합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죠.

1년에 네 차례 주요국 GDP 증가율 전망치를 발표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11일 우리나라 GDP가 올해 1.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 1월 전망치(1.7%)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이로써 IMF는 네 차례 연속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습니다.

그런데 IMF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41개 선진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올 1월 전망치(1.2%)보다 높은 1.3%로 올려 잡았습니다. 결국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 경제를 부정적으로 판단한 셈입니다.

IMF처럼 1년에 네 차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 한국은행도 역시 네 차례 연속 낮춰 잡았습니다. IMF와 한국은행 같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발표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입니다. 여기서 나타나는 부정적 신호는 경제 주체들의 실제 경제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부정적 전망이 부정적 결과로 연결되는 것이죠.

GDP 증가율은 어떤 연구기관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망하는지 알아봅시다. IMF와 한국은행이 무슨 이유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는지, 경제성장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해봅시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같은 경제전망은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입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입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경제적 선택을 하면서 경제활동을 이어갑니다. 기업은 원재료를 언제 얼마나 사들여 제품을 얼마나 만들지 등을 결정합니다. 가계는 소득의 어느 정도를 어디에 소비하고 어디에 저축(혹은 투자)할지 등을, 정부는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어떻게 얼마나 받아서 어디에 얼마를 쓸지를 결정합니다.

경제전망 기관들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미래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미래 정보가 ‘경제전망’입니다. 여러 연구기관이 경제를 전망합니다. 국책 연구기관으로는 한국은행을 비롯해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산업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등이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은 현대경제연구원, LG경영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알려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발표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경제전망보고서

국내외 경제전망 연구기관은 대개 ‘경제전망보고서’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제공합니다. 한국은행의 경제전망보고서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은 1년에 네 차례(2·5·8·11월) 경제전망보고서를 발간합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담당하는데,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경제전망보고서 내용을 참고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향후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GDP 증가율 전망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고용, 물가, 경상수지 등 크게 네 가지를 전망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중요한 정보가 GDP 증가율 전망입니다.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보통 1년) 모든 경제주체가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합산한 것입니다.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부가가치를 모두 더했으므로 그 나라의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년에 비해 GDP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나타내는 GDP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이라고 부릅니다. GDP는 다음과 같은 방정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Y(국내총생산)=C(가계의 소비)+I(기업의 투자)+G(정부 지출)+(X(수출)-M(수입)).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을 각각 C, I, G로 표현합니다. X-M은 순수출 혹은 경상수지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GDP는 2150조원이었습니다.

GDP 증가율 전망 과정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는 GDP 증가율을 전망하기 위해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의 여건을 점검합니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분류되는 우리나라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래서 경제전망보고서는 미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일본, 중국, 신흥국(아세안 5개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경제를 먼저 점검합니다. 주로 GDP 증가율,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등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경제정책이나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도 다룹니다. 이어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비철금속, 곡물 등 기타 원자재 가격을 점검합니다. 국내 경제는 재정지출과 부동산 시장을 살펴봅니다. 두 가지 모두 정부의 정책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GDP 증가율 전망에 필요한 내용들을 확인한 뒤 경제전망보고서는 그 내용에 기반해 소비, 투자, 수출 등을 각각 전망하고 그것을 종합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제시합니다.

NIE 포인트

1.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경제전망보고서를 찾아보자.

2. 국내총생산(GDP) 관련 방정식을 설명해보자.

3. GDP 증가율을 전망하는 과정을 정리해보자.

기업들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고 수출과 소비 살아나야 경제성장률 높아져요

국제통화기금(IMF)은 1945년 설립된 국제기구입니다. IMF의 190개 회원국이 돈을 모아 기금을 마련하고, 외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국가에 그 돈을 빌려줘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도 IMF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IMF는 한국은행처럼 경제전망보고서를 1년에 네 차례(1·4·7·10월) 발간합니다.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와 회원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합니다.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소비, 투자, 수출 등을 각각 전망하고 그것을 종합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제시하는 것과 달리, IMF는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IMF는 이번에 올해 우리나라 GDP 증가율 전망치를 1.5%로 제시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올 2월 1.6%로 전망했고요. IMF와 한국은행의 전망치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전망 연구기관의 GDP 증가율 전망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느 연구기관의 전망치가 실제 GDP 증가율에 가장 근접했을까요.

서울대 경제학과 석사학위 논문(2020년)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국책 연구기관 5곳, 민간 연구기관 3곳, 국제기구 3곳 등이 제시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실제 경제성장률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책 연구기관이 민간 연구기관보다, 국내 연구기관이 IMF 등 국제기구보다 예측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IMF는 지난해 4월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한 뒤 작년 7월엔 2.1%로 낮췄습니다. 이어서 작년 10월 다시 2.0%로 내렸고, 올 1월 1.7%, 그리고 이번 4월 보고서에서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전망치를 네 차례 연속으로 낮춘 것입니다.

한국은행도 네 차례 연속해서 내렸습니다. 작년 2월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한 뒤 2.4%(작년 5월), 2.1%(작년 8월), 1.7%(작년 11월), 1.6%(올해 2월) 등으로 잇달아 하향 조정했습니다.

IMF는 이번 4월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틀 뒤 아시아태평양국장이 기자회견에 나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세계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한국의 ‘수출’과 ‘투자’가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점과 정부의 긴축정책 등으로 ‘소비’가 약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GDP를 구성하는 소비, 투자, 수출 등에 대해 근거를 제시한 것이죠.

한국은행은 올 2월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소비는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 부담 증대 등으로 회복세가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소비가 경제성장률에 기여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투자의 경우 반도체 업황 부진이 심해지면서 투자 여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경제성장률 높이려면

IMF와 한국은행의 진단을 종합해보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들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해야 합니다. 그렇게 기업 투자가 늘어야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소비도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또 경제성장의 걸림돌인 포퓰리즘 정책들도 경계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대표적입니다.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인기영합주의 정책은 국가 예산 낭비를 초래해 경제성장을 방해합니다.

NIE 포인트

1. IMF 홈페이지에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찾아보자.

2. IMF와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리해보자.

3. 경제성장률을 높일 방법에 대해 토론해보자.

장경영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