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지나 원성진에 패해 최다 연승 중단…'혹사 논란'일 듯
초유의 '하루 세 판' 신진서, 바둑리그 최다 36연승에서 제동
이 정도면 혹사 논란이 나올 전망이다.

한국 바둑랭킹 부동의 1위 신진서(23) 9단이 공식 대국을 하루에 세 판이나 두는 초유의 일정 끝에 국내 단일기전 최다 연승 기록을 중단했다.

킥스(Kixx) 소속의 신진서는 3일 밤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리그 3라운드 포스코케미칼과의 에이스 결정전에서 원성진 9단에게 249수 만에 불계패했다.

2021년 3월 27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신민준을 꺾은 이후 바둑리그에서 36연승을 달린 신진서는 이로써 무패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신진서는 패인은 집중력과 체력의 저하였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프로바둑 사상 유례없이 본선 대국을 하루에 세 판이나 두는 강행군을 펼쳤기 때문이다.

신진서는 이날 오후 1시 여의도 KBS 신관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1기 KBS바둑왕전 4강에서 변상일 9단을 불계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초유의 '하루 세 판' 신진서, 바둑리그 최다 36연승에서 제동
이어 오후 7시부터는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겨 바둑리그 킥스의 선봉장으로 출전해 포스코케미칼의 박민규 8단을 역시 불계로 꺾었다.

그러나 킥스와 포스코케미칼의 팀 대결이 2-2가 되면서 신진서는 밤 11시 포스코케미칼의 주장 원성진과 에이스 결정전을 벌여야 했다.

국내 프로바둑에서 예선이 아닌 본선 대국을 하루에 세 판 둔 경우는 신진서가 처음이다.

에이스 결정전은 각자 제한 시간 1분이 지나면 20초 안에 둬야 하는 초속기 대국이지만 신진서의 체력과 집중력은 이미 바닥이었다.

신진서는 중반 초입 우하 쪽 접전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형세가 불리해지고 말았다.

이후 반격을 노렸지만 노련한 원성진의 수비망을 제대로 뚫지 못하자 자정이 지난 0시 13분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다.

올 시즌 바둑리그에서 7연승 뒤 첫 패를 당한 신진서는 2021년 3월부터 이어진 36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2000년생인 신진서가 아무리 혈기 왕성하더라도 하루에 세 판의 프로 대국은 심각한 혹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기원의 무리한 대국 일정도 비판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