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족 생활상 소개한 이홍매 작가 '일본에서 살기' 출간
재일조선족 작가로 활동하는 이홍매(56) 전 길림신문 특파원이 조선족의 일본 생활을 소개한 에세이집 '일본에서 살기'(도서출판 북코리아)를 출간했다.

'일본에서 살기'는 조선족으로서 그가 25년간 일본에서 살면서 겪은 문화 충격과 차별 그리고 제2의 고향으로 정착하기까지의 좌충우돌했던 경험을 소개한다.

이 작가는 1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1996년 당시에는 일본에서 조선족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으면 그냥 중국인이라고 대답했었다"며 정체성을 드러내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금은 일본으로 건너온 이들이 8∼10만에 이르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도 많아 당당하게 조선족임을 밝히고 산다"고 말했다.

책에서 그는 일본에 건너오면 먼저 월셋집을 구할 때 보증인으로 현지인을 구하는 일에서부터 어려움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이민 초기 물가가 비싼 일본서 집을 사는 건 엄두도 못 냈고 월셋집을 얻어야 했는데, 연대책임을 지는 보증인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외국인을 경계하는 의식도 있어서 더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조선족으로서 일본에 정착하려면 언어보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책에서 재일조선족의 제일 큰 고민으로 자녀들의 현지화를 꼽았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일본을 터전으로 인식해 국적을 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
그는 "조선족 1세대는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에 능통하고 다문화 수용성도 높지만, 대부분의 차세대는 일본어만 할 줄 아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중국 연변대학 조선언어문학 학부를 졸업하고 연변텔레비전방송국 문예부 기자로 활동하던 이 작가는 1996년 남편의 유학으로 함께 일본에 이주했다.

이후 일본 지역신문사 기자를 거쳐 2021년까지 중국 길림신문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중국 연변작가협회 회원으로 조선족 문학지 등에 수필과 소설 등을 발표하면서 재외동포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