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방, 외교적 해결 의지없어"…러 외무차관들, 비난 공세
러 "서방 전차 우크라 공급 결정 후 협상 무의미" 일축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를 제공하는 등 평화 협상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들이 30일(현지시간) 못박았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지원을 발표하고,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의) 추종국들이 서로 얼마나 많은 전차들을 공급할지 경쟁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은 물론 그들의 조종자들(미국 등)과 대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등의 솔직한 발언 이후 서방의 중재와 민스크 협정, 노르망디 형식 회담 등에 대한 환상은 완전히 버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올랑드, 존슨 등은 언론 인터뷰에서 2014년부터 추진된민스크 협정과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의 실질적 해결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국방력을 강화할 시간을 벌어주는 데 목적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날 자국 신문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협상의 전제조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서 "외교를 위해선 정치적 의지가 필요한 데 우크라이나와 서방 조종자들에겐 그러한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앞서 서방의 지원 하에 민스크 협정 이행을 보이콧했고,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 협상 이후에는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도 중단했다"고 비판했다.

민스크 협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발점이 된 우크라이나 동부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협정이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 간 무력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2014년 9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 아래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서명됐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은 역시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가 2014년 6월부터 진행한 국제 평화회담을 일컫는다.

서방 중재국들은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통해 민스크 협정 이행과 돈바스 분쟁 해결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지난해 3월 말 이스탄불에서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을 위한 5차 대면 협상을 시도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이후 전쟁은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앞서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 31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독일과 캐나다는 각각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 전차 14대와 4대를, 영국은 챌린저2 전차 14대를 보낼 방침이다.

러 "서방 전차 우크라 공급 결정 후 협상 무의미" 일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