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일망타진 (一網打盡)
▶한자 풀이
一: 한 일
網: 그물 망
打: 칠 타
盡: 다할 진


한 번 그물을 쳐서 물고기를 다 잡다
범인이나 무리를 한꺼번에 모두 잡음
-<송사(宋史)>

송나라 인종은 온유한 성품으로 학문을 숭상하며 선정을 베풀었다. 인재를 널리 등용해 문치를 폄으로써 이른바 ‘경력의 치’로 불리는 군주 정치의 모범을 보였다. 당시 명신인 범중엄(范仲淹)을 비롯해 구양수(歐陽脩), 사마광(司馬光), 주돈이(周敦), 정호(程顥), 정이(程顥) 등이 인종을 보필했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이름을 날리던 현사(賢士)들이 제각기 정론을 주장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당파(黨派)가 생기고 대신(大臣)들이 자주 바뀌게 되었다. 이 무렵, 청렴하고 강직한 두연(杜衍)이 재상에 올랐다. 당시에는 왕이 대신들과 상의하지 않고 독단으로 조칙을 내리는 내강(內隆)이라는 관행이 있었는데 두연은 이런 관례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두연은 인종의 내강을 묵살하거나 보류했다가 10여 통이 쌓이면 그대로 왕에게 돌려보내곤 했다. 두연의 이런 행동은 인종의 마음을 상하게 했고, 왕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짓이라 하여 조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이때 관직에 있던 두연의 사위 소순흠(蘇舜欽)이 나랏돈을 횡령하는 부정을 저질렀다.

평소 두연을 못마땅하게 여겨온 어사(검찰총장격) 왕공진은 소순흠을 잡아 엄히 문초했다. 그러고는 기회는 이때다 하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을 모두 공범으로 몰아 잡아 가둔 뒤 두연에게 큰소리로 보고했다. “모든 범인을 일망타진(一網打盡)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두연도 재임 70일 만에 재상직에서 물러났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일망타진(一網打盡)은 한 번 그물을 쳐서 모든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범인이나 어떤 무리를 한꺼번에 모조리 잡는다는 뜻이다.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익을 얻는다는 일거양득(一擧兩得), 하나의 돌로 두 마리 새를 잡는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보다 의미가 강하다. 범죄와 관련된 뉴스에서 흔히 접하는 고사성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