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안갯속 자산 시장, 2023년 레벨업 카드는
유동성 파티를 끝내고 긴축 터널에 진입한 2022년 자산 시장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의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가격 하락으로 운용 전반에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금융권 자산관리본부의 성적표는 사실상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내년은 본격적인 실물경제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고객 자산을 도맡은 금융 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층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대두된 ‘리스크와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핵심 전략들이 내년에도 자산 시장의 키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자산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개인고객 중심 영업 확대, 초고자산가 시장 성장에 따른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과 디지털 자산관리 시스템 재정비, 초개인화 서비스 진화, 영리치 증가에 따른 조직 정비, 자산관리(WM) 대중화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자산관리 분야 등을 들 수 있다.

개인고객 중심 WM 영업 확대

올해 자산 시장에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서 개인고객 중심의 WM 영업을 적극 확대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올해 글로벌 긴축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금리 인상이 초스피드로 진행됐고,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 국제 유가 고공행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글로벌 블록화 현상 등 WM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그럼에도 금융 회사들은 개인고객 중심의 WM 영업을 확대함으로써 WM 비즈니스의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 분위기에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자산관리본부 역시 개인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수익보다는 리스크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 금융 환경이 악화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인컴형 펀드나 확정금리형 상품 등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초개인화 솔루션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 경쟁 모드

금융 회사들은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위한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개발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금융 회사들은 각개전투로 다양한 금융 콘텐츠 개발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PB 고객들의 자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은 물론 맞춤 정보와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까지 한눈에 제공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에는 증시나 환율, 세무, 부동산 외에도 비금융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고객몰이를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하며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초고자산가 시장 급팽창…금융 회사 먹거리 부각

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걷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초고자산가 시장은 급팽창하며 호황기를 맞고 있다. 금융 회사들은 초고자산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담 센터나 조직을 새롭게 구성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초고자산 고객을 위한 전용 프리미엄센터인 ‘더 퍼스트(KB GOLD&WISE the FIRST)’를 지난 9월 초에 론칭했고, KB증권도 초부유층 전담관리 조직인 GWS본부를 신설하며 초고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에 집중했다. 초고자산가를 위한 패밀리오피스 비즈니스도 론칭하면서 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WM컨설팅센터를 신설해 초고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지난 2월에는 패밀리오피스 비즈니스를 새롭게 론칭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5월에 고액자산가 특화 채널인 TCE시그니처센터를 신설했다. NH투자증권은 패밀리오피스 고객 전용 모바일 프라이빗 라운지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Special] 안갯속 자산 시장, 2023년 레벨업 카드는
2023년 자산 시장의 핵심 전략 방향은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이 펼쳐질 것을 고려해 단기적 관점보다 중장기적 관점의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본격적인 확장도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 회사들은 개인의 자산관리를 넘어 기업과 기업금융(IB), 가업승계 등으로 WM 비즈니스의 외연을 넓히는 형태로 고객 중심의 영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고객맞춤형 서비스 경쟁 본격화

금융권에서는 고객의 자산 규모에 따른 차별화된 서비스와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영리치와 최고경영자(CEO)를 위해 특화된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조직과 제도가 재정비되는 한편 고액자산가를 위한 다양한 채널들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디지털화 트렌드에 맞춘 디지털PB센터도 확대 운용될 방침이다.

PB의 WM 영업력 확대

내년에는 PB들의 WM 영업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KB증권은 WM 중심 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고 아웃도어 세일즈(ODS: 찾아가는 서비스) 영업 활성화 등을 통해 PB의 안정적인 WM 영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 주식 매매 서비스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 파생거래 고객군 집중 육성을 통한 영업점 지원과 비대면 온라인 역량 집중, 비대면 고객 상담용 툴 개선, 프라임 PB 스킬업을 통한 전문가 서비스 제공에 나설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산관리 채널 구축을 토대로 내년은 자산관리 영업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신한커넥트 포럼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법인 활동에 필요한 벤처캐피털(VC)과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등의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뉴리치 전담 확대

뉴리치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 회사들의 자산관리본부에서는 전담 PB들의 배치와 센터 지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뉴리치 시장에 대한 시장 상황과 기대감에 맞춰 영리치를 위한 영PB(YOUNG PB)를 선발하고 내년에는 PWM 현장에 전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영리치 고객을 타깃으로 한 전담센터를 운영하며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