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주호영 등 지도부도 '정기국회 후 전대' 무게…당권 경쟁 가열 전망

국민의힘이 6일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리스크'를 상당 부분 털어내면서 '정진석 비대위' 체제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법원 결정으로 비대위 체제를 거쳐 전당대회를 여는 정치 일정이 사실상 확정된 셈이어서, 일찌감치 몸풀기에 들어간 일부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당권 경쟁이 갈수록 가열될 전망이다.

법원은 이날 "'정진석 비대위' 출범에 하자가 없다"며 이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 체제로 정기국회를 치르면서, 정식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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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비대위원장은 법원 가처분 결정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결정이 전대 시기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오늘 법원 판단이 내려졌기에 앞으로 전대까지 제가 당을 이끌게 됐는데, 비대위원들과 당 소속 의원들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해서 당내 일정을 하나하나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대 시기를 두고는 정기국회가 끝난 뒤 내년 초 여는 방안이 당내에서 유력 거론된다.

집권 여당이 정권 초반 임시 지도부 체제를 길게 유지하는 것이 부담이지만, 윤석열 정부 정책과제를 뒷받침할 주요 법안과 예산을 처리해야 하는 정기국회 도중 전대를 치르는 것 역시 무리라는 데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 일정은 비대위에서 결정할 사안이긴 하지만, 결국 정기국회가 끝나고 전대가 시작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취임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차기 전대 시점에 대해 "당의 전력을 정기국회에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될 것"이라며 "정기국회 내에, 올해 안에 전대를 치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조금 힘들지 않을까, 조금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비대위 내부에서는 전대 준비에 45일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국회(12월 9일 종료) 후 이를 적용해 계산하면 전대 시기는 1월 하순 또는 말이 된다.

다만 일부 당권 주자와 의원들이 여전히 연내 '조기 전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대표적으로 김기현 의원이 전대 개최 시기에 대해 "당의 조기 안정을 위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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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한 주자들은 이날 법원 결정이 나오자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드러내며 '조속한 당 정상화', '당의 화합' 등을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당연한 결정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법원이 정상적 판단을 내린 것은 다행"이라며 "이제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하루빨리 당을 정상 체제로 회복시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 일에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제는 혼란을 정리할 때다.

결론이 나왔으니 이 전 대표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분열을 멈추고 모두가 다시 힘을 합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또, 친윤계 핵심이자 전대 주자로 거론되는 권성동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헌·당규를 완벽하게 개정해서 법원이 개입하거나 관여할 여지를 없앴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각되리라 예상했다"며 "이 전 대표가 당 전체의 화합과 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전대 출마 의사를 강하게 내비친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주요 당권 주자군으로 꼽히는 가운데, 원외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나경원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와 지지층이 겹쳐 '연대설'이 나오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의원의 경우 '비윤(非尹) 대표 주자'로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또, 친윤 그룹에서는 '원조 윤핵관'이자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의원,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이 잠재적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중진 의원들 가운데서는 5선의 조경태, 4선의 윤상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전대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간다는 전제 아래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차출설도 거론한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정권 초반인 만큼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의 향배가 결국 당권 주자 후보군 형성에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