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 제로 에너지 빌딩 산업, 투자 치트키 되나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제로 에너지 빌딩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국가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건물에서 내뿜는 탄소 규제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제로 에너지 빌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들도 덩달아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로 에너지 빌딩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1300조 원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건물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시스템이 제로 에너지 빌딩이다.

미국 뉴욕시는 2025년부터 지붕이 있는 건물이 온실가스 배출량 한도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톤·미터당 286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내는 규정을 발표했다. 이러한 규정에 따르면 일부 건물 소유주는 몇 달 만에 수백만 달러의 벌금을 낼 수 있다.

뉴욕시처럼 모든 국가들이 향후 건물에서 내뿜는 탄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물의 온실가스는 대부분 냉난방을 통해 배출되는데 주요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살펴보면 전 세계 평균 기준으로 빌딩은 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lobal Report] 제로 에너지 빌딩 산업, 투자 치트키 되나
제로 빌딩 확산 전망…2050년까지 85% 건물 ‘넷제로’ 전환

그린 빌딩 분야는 주로 건물을 사용하면서 분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건물을 사용하면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것은 냉난방 시스템 때문이다. 실제 미국 가정의 90%, 한국의 86% 이상이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다. 에어컨은 전기 소비량이 크다. 향후 냉방 장치를 운영하기 위한 전기 사용량은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 사용 증가와 함께 냉매는 에어컨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주범으로 지목된다. 현재는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에어컨과 냉장고 등의 냉매로 주로 쓰인 프레온가스는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 물질이다.

난방 역시 보일러와 온수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빌딩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건물에서 방출되는 이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제로 에너지 빌딩을 구현하는 것이다.

제로 에너지 빌딩은 건물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거나 태양광과 지열 등을 활용해 건물에서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단열 성능 강화와 고효율 창호 사용, 기밀 성능 강화, 자연 채광 최적화, 외부 차양을 통한 과열 현상 방지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고효율 냉난방과 급탕 시설, 환기 장치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폐열 환수 장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스템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순제로 에너지 인증을 받은 빌딩은 2020년 기준 746개인데, 이는 전체 건물 비중의 0.01%에 불과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빌딩은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분야로 지목된다.

2030년부터 모든 신축 건물들은 제로 빌딩으로 건설되고 2035년까지 대부분의 건물에 열효율이 높은 냉방 시스템이 설치된다. 이후 2050년까지 사용되는 모든 건물의 85%는 넷제로 상태로 전환될 전망이다.
[Global Report] 제로 에너지 빌딩 산업, 투자 치트키 되나
제로 에너지 빌딩 관련 산업·기업 주목

글로벌 제로 에너지 빌딩 시장은 지난 2020년 기준으로 500조 원에 불과했는데 10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제로 에너지 빌딩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산업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분야는 냉난방과 공기 정화 시스템을 통칭하는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conditioning)다. 빌딩 시장에서 HVAC가 차지하는 비중은 32.8%에 이른다. 향후 제로 에너지 빌딩 시장이 확대될수록 HVAC 분야의 성장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규모와 현재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제로 에너지 빌딩 분야에서 성장이 가능한 글로벌 주요 HVAC 기업은 AO 스미스(AOS), NIBE(NIBE-B), BNBM 등이 있다.

5개 주요 회사 가운데 가장 주목하는 기업은 다이킨(Daikin)이다. 가정용 HVAC 분야를 제외하고 산업용만 고려하면 다이킨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이킨은 저탄소 에어컨을 통한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다이킨 실적을 보면 에어컨 매출은 24%, 화학 제품은 29%가 증가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조5000억 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가 증가한 3770억 엔이다.

BEMS(Building Energy Manage ment System)도 제로 에너지 빌딩 산업에서 중요한 분야이다. BEMS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에너지 수요를 측정하고 분석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통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다. 제로 에너지 빌딩에서 핵심 분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은 존슨 컨트롤스(Johnson Controls)다. 존슨 컨트롤스는 새로운 제로 에너지 빌딩뿐 아니라 기존 건물 리노베이션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자료 미래에셋증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