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스트 오너십]삼성, 4년 만에 오너십 1위...LG는 오너리스크 '최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한경 머니의 '2022 베스트 오너십 평가'(오너리스크, 실적)에서 국내 대기업군 40곳 중 종합 1위에 꼽혔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1위 복귀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은 국내 대기업군 중 오너리스크가 가장 적은 기업 오너로 평가됐다.

한경 머니는 ‘2022 베스트 오너십 평가’(구 오너리스크 평가)를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7일까지 금융사 및 경제연구소의 기업 담당자, 경제 기자 등 전문가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설문 평가는 올해 9회째를 맞이했으며, 설문 분석은 글로벌 리서치가 맡았다. 평가 대상은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기준 총수가 있는 40개 기업집단이다.
[2022 베스트 오너십]삼성, 4년 만에 오너십 1위...LG는 오너리스크 '최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베스트 오너십 종합평가에서 1위(실적 평가 1위, 오너리스크 평가 3위)를 차지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1위 복귀는 사법 리스크 해소와 함께 견실한 실적 등이 뒷받침해주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종합평가 1위를 수성했던 LG그룹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에 발목이 잡혀 종합평가(오너리스크 평가 1위, 실적 3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다만 국내외 불안정한 경제 여건에서도 오너리스크가 가장 적은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시장에서 평가받았다.

특이할 점은 올해 자산 기준 10조 원 이상 총수가 있는 그룹 집단에 두나무(송치형 회장)가 신규로 진입했다. 두나무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다. 자산총액 10조8225억 원으로 가상자산 거래 주역집단 중 최초로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으로 지정돼 재계 44위로 올라섰다. 또한 지난해 순위에 없었던 중흥건설(정창선 회장), 태영(윤세영 회장), OCI(이우현 부회장), 세아(이순형 회장), 한국타이어(조양래 회장), 이랜드(박성수 회장) 등이 평가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2 베스트 오너십]삼성, 4년 만에 오너십 1위...LG는 오너리스크 '최소'
삼성·LG, 베스트 오너십 고평가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국내외 행보에 날개를 달았다. 재계 및 사내에서는 인기가수 지드래곤을 차용해 ‘재드래곤(재용)’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기업계 셀러브리티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각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셀카를 함께 찍는 등 적극적인 소통행보에 나선 점이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디자인 경영'에 열중하고 있다.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구 회장 취임 이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디자인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직(CX Lab)을 신설하고 디자인경영센터 인력을 보강한 것을 토대로 'LG 오브제 컬렉션'을 선보여 큰 히트를 쳤다.

구광모 회장체제로 나선 이후 LG그룹은 대대적인 체질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 속에서 기업이 생존·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갖췄다는 평가다. 1978년생으로 40대 초반인 구 회장은 4대 그룹 수장 중에 가장 어린 나이지만 젊은 감성을 접목한 혁신 경영을 추구하면서도 안정감은 배가해 그룹에 중심 추가 되고 있다.

'재계 마당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베스트 오너십 종합평가에서 3위에 오르며, 막강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의 적재적소 통 큰 투자는 미래 성장 엔진을 가속화시켰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어 이번 평가에서는 현대자동차(정의선 회장)가 4위, 네이버(이해진 의장)가 5위에 올랐으며, 최근 글로벌 방산 특수로 이목을 끈 한화그룹(김승연 회장)이 6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카카오의 끝 없는 추락과 한화의 수직 상승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카카오다. 2020년 종합평가 2위에서 2021년 5위로 추락한 카카오는 이번 조사에서 종합평가 28위(오너리스크 18위, 실적 50위)로 급전직하했다.

특히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의 영역을 거침없이 파고드는 사업 확장에 대한 반발,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플랫폼 관련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김범수 회장에 대한 평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경쟁 기업 네이버와는 대비되는 행보다.

한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방산 특수로 인한 실적 수직 상승 등의 영향을 받으며 종합평가에서 지난해 14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한화의 약점으로 지목돼 왔던 오너리스크 평가 항목에서도 장남 김동관 부회장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안정화하면서도 11위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22 베스트 오너십]삼성, 4년 만에 오너십 1위...LG는 오너리스크 '최소'
현대백화점·LS 10위권 안착, 롯데는 12계단 상승

현대백화점그룹(정지선 회장)은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종합평가 7위로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LS그룹(구자은 회장)도 지난해 13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10위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롯데그룹(신동빈 회장)은 종합평가 11위를 차지해 지난 23위에서 12계단이나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나머지 10위권 안에는 GS(허창수 회장)와 CJ(이재현 회장)가 이름을 올렸으며, 신세계(이명희 회장)는 지난해 종합평가 6위에서 올해 14위로 내려앉았다. 정용진 부회장의 활발한 소통으로 오너리스크 항목 평가는 9위였지만 온라인 쇼핑몰에 밀린 이마트 등 계열사의 실적 하락으로 실적 평가에서 41위를 받은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금호아시아나 3년 연속 최하위...이랜드·HDC 등 오너리스크 '상당'

금호아시아나(박삼구 회장)는 각종 이슈에 휘말리면서 3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삼구 전 회장이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징역 1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데다 매각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랜드는 박성수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을 필두로 한 폐쇄적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종합평가 39위(오너리스크 40위, 실적 44위)에 그쳤다.

HDC(정몽규 회장)는 ‘국민 밉상’ 기업으로 전락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광주광역시 학동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가 연달아 붕괴하고 대형 인명 피해를 일어나는 등 참사를 일으킨 결과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의 미온적 대응도 평판 하락을 초래해 아이파크가 기피 브랜드가 되기도 했다.

호반그룹(김상열 회장)은 현 정부에서 대대적인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것이 대형 악재다. 서울신문, 전자신문, EBN 등 언론사를 연달아 인수하며 방어막을 펼쳤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위례 신도시 관련 검찰의 칼끝을 피해가지는 못해 압수수색을 받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2022 베스트 오너십 평가 어떻게 진행했나
한경 머니의 ‘2022 베스트 오너십 조사’(설문 분석: 글로벌 리서치)는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금융사 및 경제연구소의 기업 담당자, 경제 기자 등 전문가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 대상은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기준 총수가 있는 40개 기업집단이다.
평가 항목은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비전 제시, 위기관리 능력, 수익 창출 능력),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소유구조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이사회와 의사결정 구조, 내부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 윤리경영 평가(준법경영, 주주와 채권자 보호, CSR)다. 각 항목당 만점 5점을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해 총점을 100점으로 환산해 기업 평가를 실시했다.
*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기준 총수가 있는 40개 기업집단.
* 오너리스크 평가 항목에서 순위가 높을수록 오너리스크 적음.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