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에 꼭 필요한 ‘스티커 메시지’

[서평]
모든 걸 스킵하는 시대, 효과적 메시지 만드는 법
스티커 메시지
김병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6000원



요즘 영상이나 카드 뉴스 등 콘텐츠를 볼 때 우리는 더 많이 더 빨리 ‘스킵(skip)’하고 있다. 처음에 스킵은 단순히 스팸 광고를 건너뛰기 위한 용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콘텐츠를 스팸 광고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바쁜 시대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콘텐츠 창작자들은 자신이 애써 만든 콘텐츠가 고객에게 제대로 도달할 수 있도록, 스킵되지 않도록 점점 더 콘텐츠를 자극적으로 만든다. 유튜브의 섬네일에 내용과 무관한 ‘낚시성’ 제목이 넘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콘텐츠가 자극적일수록 받아들이는 이들의 스킵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더 자극적으로 콘텐츠가 쏟아지고 한쪽에서는 스킵을 무기로 콘텐츠를 넘겨 버리니 자신의 콘텐츠를 제대로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비대면 시대에 상대를 사로잡을 콘텐츠의 힘이 더 중요해졌는데 말이다. ‘스티커 메시지’는 주목받기 어려운 때 자신의 메시지가 1초 만에 스티커처럼 착 달라붙어 상대의 마음을 잡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콘텐츠가 쏟아지는 때 중요한 것은 자극적인 메시지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교육 현장과 비즈니스 현장 등 30여 년 동안 광고계에 몸담으며 수많은 히트 광고와 정치인·경영자의 말에서 상대를 설득하고 고객을 그러모으는 데는 7가지 일정한 공식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단순성(Simplicity), 표적화(Targeting), 흥미성(Interesting), 구체성(Concreteness), 핵심어(Keyword), 정교화(Elaboration), 상관성(Relevance) 등 7가지 키워드로 공식을 정리했다. 이 키워드들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 STICKER, 바로 스티커 메시지다. 상대의 뇌리에 착 달라붙을 수 있는 스티커 메시지를 통해 전달력을 극대화하고 뚜렷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스티커 메시지의 원칙과 광고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는 ‘빅데이터’ 시대에도 기본적인 지침서가 중요하다는 교훈이다. 광고는 광고인들만의 것이 아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e메일을 보내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릴 카드 뉴스 제목을 고민하고 유튜브 섬네일을 고민하고 보고서를 쓰는 우리가 횡설수설하지 않고 상대의 뇌리에 꽂히게 이야기하는 법. 그 고민의 결과들이 오래전 광고에 들어 있다. 특히 이 책에 담긴 광고 중 많은 사례들이 지금은 세계적 기업이 된 기업들의 변곡점과도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KFC는 닭고기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영국 내 매장 870곳이 임시 휴업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평판이 급속도로 나빠지자 KFC는 신문에 사과문을 대대적으로 올렸다. 치킨 담는 버킷에는 기존의 ‘KFC’ 대신 ‘FCK’라는 말로 화가 난 고객의 심리를 표현하는 문구를 재치 있게 넣었고 보디 카피를 통해 진정성 있게 상황을 설명했다. 고객의 시각을 대변하면서 유머를 잃지 않은 사과 덕에 상황이 반전됐고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것은 기업의 유머를 담은 성공적인 사례이자 스티커 메시지 중 하나인 흥미성으로 볼 수 있다.

자본으로 밀어붙이는 화려한 콘텐츠나 자극적인 내용의 메시지는 일시적으로 눈길을 끌 수는 있지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이 책은 상대가 진짜 원하는 지점을 포착해 단순한 메시지를 보낼 때 그 메시지가 스티커처럼 달라붙는다고 말한다. 매력적인 광고 사례에서 뽑은 이야기와 함께 던지는 저자의 조언이 주목할 만하다.

박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