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꽉 막혔던 하늘길이 점차 열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올해 여름, 색다른 해외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숨겨진 해외 명소들을 소개한다.
다시 열린 하늘, 여름을 부탁해
Dubai 두바이의 숨겨진 절경
흔히 두바이 하면 7성급 호텔과 세계 최고층의 랜드마크 빌딩 등 화려한 마이스[MICE: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네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 도시의 이미지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바이의 또 다른 진가는 곳곳에 숨겨진 자연 절경에서도 발휘된다. 두바이 도심에서 약 90분 거리에 있는 하타는 험준한 산봉우리와 상쾌한 공기가 매력적인 지역으로 모험과 자연을 좋아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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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는 과거 유서 깊은 요새와 소규모 사막 농장이 있던 지역으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는 산악자전거와 수상스포츠 등 다양한 어드벤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탁 트인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바위산’을 뜻하는 두바이의 하자르산맥(Hajar Mountains)으로 떠나보자. 붉은색과 회색 빛의 암석이 반짝이는 터키 색 물과 대비되는 믿을 수 없는 천상의 풍경을 선사한다. 활동적이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캠핑 장비를 챙겨 자전거를 타거나 하이킹 코스를 걸으며 그림 같은 풍광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이외에도 하타 헤리티지 빌리지(Hatta Heritage Village)에서 과거 두바이의 생활상을 엿보거나 동절기 인기 있는 관광명소인 하타댐(Hatta Dam)에서 카약을 즐기는 것 또한 추천한다.

Spain 환상의 트레킹 여행을 원한다면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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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미식, 건축, 축구 등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들은 차고 넘친다. 그만큼 여행하기에 매력적인 그곳에서 또 다른 재미를 얻고 싶다면 ‘트레킹’을 추천한다. 스페인에는 보석 같은 트레킹 장소들이 많은데 그중 말라가주에 위치한 7.7km에 달하는 트레킹 코스, 카미니토 델 레이를 추천한다. 수직으로 깎아내린 듯한 아찔한 절벽에 100m 넘는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 트레일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일방통행이며 일부는 산길로, 일부는 절벽 사이 매달린 보도로 이어진다.

아르달레스(Ardales) 마을에서 시작해 알로라(Álora) 출구까지 트레킹 소요시간은 약 3~4시간이 걸린다. 20세기 초에는 아르달레스에서 엘초로(El chorro)까지 운하가 계획됐고, 수력발전소는 이 지형의 고르지 않은 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다. 수력발전소의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서라도 이 길은 꼭 필요한 길이었고, 공식적으로 수력발전소 완공 후 알폰소 13세가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이 길을 걸었다고 해서 ‘왕의 길(Caminito del rey)’로 불리게 됐다. 티켓은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예약이 오픈되자마자 바로 매진되니 예약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자. 일반 티켓은 10유로, 영어와 스페인어 전문 가이드 투어는 18유로다(단, 트레킹을 시작하는 북부 지점과 끝나는 남부 지점 사이 거리가 멀어서 입장권 예매 시 셔틀버스 티켓도 함께 예약하는 것이 좋다). 이 지역의 역사, 지리, 다양한 생물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있다.

Turkey 에메랄드빛 힐링을 원한다면 터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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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생트로페’ 보드룸(Bodrum)은 사파이어 에메랄드빛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에 위치한 리조트 타운으로 터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힌다. 에게해의 따뜻하고 맑은 물 덕분에 세계 최고의 다이빙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히며 물도 안정적이고, 시계(視界)가 좋아 스쿠버다이빙이나 스노쿨링을 배우기에도 완벽하다.

이곳은 럭셔리 호텔, 비치 클럽, 고급 레스토랑, 항구에 주차된 수많은 슈퍼 요트 등으로 인해 ‘터키의 생트로페’로 불리기도 한다. 보드룸은 주위를 둘러싼 60개 이상의 모래 해변을 갖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바다뿐만이 아니라 고고학 유적지, 관광명소, 문화 등이 공존하고 있으며 폭넓은 즐길 거리로 모든 유형의 여행자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특히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드룸 성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터키에서 가장 큰 호수 중 하나인 반 호수(Van Gölü)도 추천한다. 반 호수는 우뚝 솟아 있는 화산 꼭대기에 위치한 소금 호수로, 터키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호수다. 해발 1646m라는 높은 위치와 3700k㎡라는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반 호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 관측소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 중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선정하는 ‘지구 사진전’에 최종 후보로 오르며 아름다운 풍경을 인정받았다.

Czech Republic 체코 문화와 역사가 담긴 남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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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남부 모라비아의 주도 브르노(Brno)는 역사, 현대 건축, 문화, 그리고 개성 가득한 바와 함께하는 활기찬 밤 문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전설적인 투겐다트 빌라(Tugendhat Villa), 신비로운 지하 세계, 방공호, 악명 높은 감옥,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해골 성당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그중 브르노에는 건축가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의 기능주의적 보석인 빌라 투겐타트(Villa Tugendhat)는 놓치지 말아야 할 관광 포인트다. 반 데어 로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기둥에 강철을 사용해 건물을 지지하게 했다. 현대식 에어컨과 유사한 시스템, 난방, 전기로 개폐를 조정하는 창문, 아름다운 오닉스 벽 등은 당시(1920년대 말)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인 기능이었다.

이 밖에도 브르노에는 네오고딕 양식의 성 베드로와 바울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브르노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성유물과 보물들을 함께 보관 중이다. 성 베드로와 바울 대성당은 1645년에 있었던 작은 속임수로 유명한 곳인데 전설에 따르면 스웨덴 군대는 브르노를 포위했다. 그리고 3개월하고도 2주 뒤, 정오에 종이 울릴 때까지 브르노를 점령할 수 없다면 떠나겠다고 했다. 이에 브르노 군대는 12시가 아닌 11시에 정오의 종을 울렸고 스웨덴 군대는 정오로 착각해 브르노를 떠났다고 전해진다. 브르노의 성 야곱(St. Jacob’s) 성당은 92m의 첨탑과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해골 성당이 있는데, 해골 성당에는 약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유골이 안치됐다.

Switzerland 기차로 떠나는 스위스 동부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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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동부 지역은 한국 여행자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중 생모리츠(St. Moritz)라는 리조트 마을은 스위스 동부에 대표 여행지인데, 여름철이면 이 지역은 스위스 태고의 자연이 선사하는 대단한 경관을 빚어낸다. 무엇보다 이곳을 제일 잘 둘러보는 방법은 파노라마 기차, 베르니나 특급을 타는 것이다. 쿠어나 생모리츠에서 탑승할 수 있는 베르니나 특급은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엥가딘(Egadine) 계곡을 지나 이탈리아의 티라노(Tirano)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높은 고도차로 인해 가파른 철도를 무리 없이 여유롭게 내려간다. 동부 지역의 기차를 운행하는 철도 회사, 셰반(Rhätische Bahn, RhB)이 운행하는 알불라(Albula) 및 베르니나(Bernina) 라인은 알프스를 통과하며 가장 스펙타클한 절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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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니나 특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된 이 철로를 따라 이어진다. 래티셰반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철도 회사로도 유명하다. 래티셰반이 조달하는 에너지의 원료 및 운행 지역에서의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이미 2013년부터 기관차와 시설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100%를 수력전기로 전환했고, 기차와 기차 역사에 필요한 에너지는 지속적으로 최적화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위해 탄소가 최소화된 외부 공기 컨트롤, 난방을 위한 재생에너지 사용, 현대적인 재활용 방식 등이 도입됐다.

France 혁신의 도시로 재탄생한 프랑스 낭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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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프랑스관광청 (위에서부터) 마쉰 드 릴(Les Machines de l’île) - © Franck Tomps _ LVAN , 르 리외 유니크(Le Lieu Unique) - © Martin Argyroglo]

브르타뉴 공국의 옛 수도였던 낭트는 지리적인 이점으로 중세시대에 번영을 맞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도 조선업으로 호황을 누린 도시다. 도시 주력 산업이었던 조선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폐공장, 폐건물들은 새로운 문화, 놀이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혁신적인 건물들과 중세시대 건축물의 조화가 여타 도시와는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낭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표 명소들을 소개한다. 기계섬, 마쉰 드 릴(Les Machines de l’île)은 공상과학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쥘 베른이 꿈꿔 온 환상의 세계를 바탕으로 조성된 기계 테마파크다.

낭트의 옛 조선소 부지가 있던 낭트섬(île de Nantes)에 위치하고 있으며, 선박을 제조하던 목재, 철, 가죽 등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바다 생물, 곤충, 조류, 동물 형상의 기계들이 가득하다. 특히 높이 12m에 달하는 자이언트 코끼리와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를 모티브로 만든 바다세계 회전목마가 대표적인 놀이기구다. 또한 르 리외 유니크(Le Lieu Unique)도 관광을 추천한다. 낭트의 특산품이자 프랑스 국민 과자인 뤼(LU) 공장이었으나, 공장이 도시 외곽으로 확장 이전을 하면서 낭트의 예술가들이 버려진 공장을 무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공연이 펼쳐지던 이곳은 재건 사업을 통해 2000년 1월 1일 르 리외 유니크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비주얼 아트, 연극, 춤, 서커스, 음악, 문학, 철학, 건축, 그리고 요리까지 모든 장르의 예술이 어우러지는 국립현대예술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각국 관광청 제공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