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포스텍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열린 경북 스타트업 매칭데이.  경북테크노파크 제공
지난해 10월 포스텍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열린 경북 스타트업 매칭데이. 경북테크노파크 제공
경상북도와 경북테크노파크가 3000억원 규모 투자펀드를 조성해 기업 성장 지원에 나서면서 지역 투자생태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경북테크노파크는 기술혁신 전문 G&G펀드 등 9개, 3632억원 규모 펀드를 운용해 경북지역 스타트업과 혁신기술 보유 기업 123곳에 502억원을 투자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경북테크노파크는 산발적으로 운영돼온 경북의 투자 유치 프로그램을 기업지원단 내 전담팀을 신설해 집중화했다. 올 들어 두세 달 간격으로 투자설명회(IR)를 열어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포스코기술투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BNK벤처투자, 하이투자파트너스 등 수도권 벤처투자사의 투자펀드 결성과 투자를 잇달아 이끌어냈다.

경북테크노파크를 구심점으로 한 지원 확대로 유망 기술을 가진 창업 초기 기업들이 제품 생산과 시장 개척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2차전지 분리막 연신(분리막을 늘리는 공정) 클립을 국산화한 경북 경산의 티씨엠에스는 다음달 본격 생산을 앞두고 필요한 자금 36억4000만원을 포스코기술투자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기술혁신G&G펀드 등 5개 펀드에서 조달했다.

신태용 티씨엠에스 대표는 섬유회사에 근무하던 중 섬유펜타 클립을 응용해 2차전지 분리막 연신 클립 개발에 도전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예비유니콘기업으로도 선정된 이 회사는 투자 유치 덕에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과 생산설비 마련 자금을 확보하고, 올해 3월 대기업 계열사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 신 대표는 “경상북도와 경북테크노파크의 지원으로 기술 개발은 물론 제품 생산을 위한 안정적 자금을 확보했다”며 “올해 50억원, 내년 1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전기차 성형장비용 감속기 개발과 로봇 및 유도미사일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한 경북 칠곡의 이스턴기어(대표 곽유현)도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경북테크노파크가 출자한 대경지역 고도기술창업1호(대경기술지주), 인라이트CG2호펀드(인라이트벤처스)에서 5억원을 투자받았다.

경북테크노파크는 경상북도가 지난 2월 유치한 지역뉴딜벤처펀드(포스텍홀딩스지역뉴딜펀드)의 유한책임조합원으로 참여해 도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본격 나선다. 이 펀드는 한국모태펀드(120억원)를 포함해 경상북도(50억원), 금융회사 등이 공동 출자한 295억원을 기반으로 오는 7월부터 경북 우수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하인성 경북테크노파크 원장은 “중견-벤처 협력모델 등 맞춤형 투자전략으로 지역기업의 기술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