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형성과 지속을 위한 조건이라 할 법은 저마다의 행복을 증진시킬 때 가장 잘 준수되며, 전체 복리를 위해 법 위반자에게 설정된 것이 형벌이다. 이런 논증으로 베카리아는 형벌권의 행사는 양도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출발점을 세웠다. (중략)

인간의 정신에 크나큰 효과를 끼치는 것은 형벌의 강도가 아니라 지속이다. 죽는 장면의 목격은 무시무시한 경험이지만 그 기억은 일시적이고, 자유를 박탈당한 인간이 속죄하는 고통의 모습을 오랫동안 대하는 것이 더욱 강력한 억제 효과를 갖는다는 주장이다. 더욱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자유에는 무엇보다도 값진 생명이 포함될 수 없다고도 말한다.

이처럼 베카리아는 잔혹한 형벌을 반대하여 휴머니스트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말하여 공리주의자로, 자유로운 인간들 사이의 합의를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여 사회 계약론자로 이해된다. 형법학에서도 형벌로 되갚아 준다는 응보주의를 탈피하여 장래의 범죄 발생을 방지한다는 일반 예방주의로 나아가는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입장의 생각과 일치하면 수용, 일치하지 않으면 거부

① …고 보는 공리주의의 입장에서 … 반대 ② …으므로 일반 예방주의의 입장에서 폐지 ③ …이어서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인정하지 못한다. … ④ …는 이유로 사회 계약론의 입장에서 … 비판… ⑤ …의 관점으로 …을 바라보는 형법학의 입장에서 …는 데 찬성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입장의 생각과 일치하면 수용, 일치하지 않으면 거부
‘입장(立場)’은 당면한 상황을 뜻하는데, 관점 주장 생각 등의 의미일 때가 있다. 또한 ‘보다’가 ‘생각하다’ ‘주장하다’의 의미일 때가 있다. 이 선택지에서도 ‘입장’ ‘(바라)보는’은 각각 그런 의미로 파악해야 한다. 어떤 것이 입장, 생각, 주장과 일치하면 수용, 찬성, 인정을 하고 일치하지 않으면 거부, 반대, 부정을 한다. 이는 옆의 판정도와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선택지에는 ‘공리주의’ ‘일반 예방주의’ ‘휴머니즘’ ‘사회 계약론’, ‘…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형법학’ 등의 입장이 언급돼 있다. 그 입장들이 무엇인지 지문을 읽기 전에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지문에 설명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휴머니스트: 잔혹한 형벌 반대함
공리주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말함
사회 계약론자: 자유로운 인간들 사이의
합의를 바탕으로 논의 전개
응보주의 (형법학): 형벌로 되갚아 줌
일반 예방주의: 응보주의를 탈피하여 장래의
범죄 발생 방지
이렇게 파악한 각 입장이 ‘사형’에 대해 Yes 또는 No로 판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선택지에 언급된 각 입장과 ‘사형’의 특징을 정리해 보자.
① 공리주의: 사회적 행복 증진을 저해하면 반대한다.
형벌(사형)은 사회적 행복 증진을 저해한다.
② 일반 예방주의: 범죄 예방의 효과가 없으면 폐지해야 한다.
사형은 범죄 예방의 효과가 없다.
③ 휴머니즘: 사람의 기억에 영구히 각인되는 잔혹한 형벌은 인정하지 못한다.
사형은 사람의 기억에 영구히 각인되는 잔혹한 형벌이다.
④ 사회 계약론: 가장 큰 가치를 내어주는 합의가 있을 수 없다.
사형은 가장 큰 가치다.
⑤ 피해 회복의 관점으로 형벌을 바라보는 형법학: 사형을 무기 징역으로 대체하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
사형은 피해 회복이다.
이후 지문을 정리한 내용과 선택지를 정리한 내용의 일치 여부를 파악하며 찬성과 반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전체 복리를 위해 … 설정된 것이 형벌이… 죽는 장면의 … 기억은 일시적… ① 형벌이 사회적 행복 증진을 저해… ③ 사형은 … 영구히 각인되는

‘모두’를 ‘일부’로, ‘일부’를 ‘모두’로 파악하거나 ‘-이다’를 ‘아니다’로, ‘아니다’를 ‘-이다’로 파악한다면 그것은 착각, 오해다. 이를 논리학에서 ‘양(量)’과 ‘질(質)’을 기준으로 분류하는데,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입장의 생각과 일치하면 수용, 일치하지 않으면 거부
지문에는 ‘형벌’이 ‘전체 복리를 위’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①에서 ‘저해’를 ‘위하지 않는다’로 바꿔 이해할 수 있으므로, ①은 ‘형벌이 사회적 행복 증진을 위하지 않는다’가 되어 긍정으로 말한 것을 부정으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한편 지문의 ‘기억은 일시적’이라는 말은, ‘모든’ 기간이 아니라 ‘일부’ 기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③에서 사형은 ‘영구히’, 즉 ‘모든’ 기간에 ‘각인’되는 것이라 했으므로 두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포인트

신철수 성보고 교사
신철수 성보고 교사
1. ‘입장(立場)’이 관점, 주장, 생각 등의 의미로, ‘보다’가 ‘생각하다’ ‘주장하다’의 의미로 쓰일 때가 있음을 알아두자.

2. 어떤 것이 입장, 생각, 주장과 일치하면 수용, 찬성, 인정을 하고 일치하지 않으면 거부, 반대, 부정을 함을 알아두자.

3. ‘양(量)’과 ‘질(質)’을 기준으로 전칭 긍정, 전칭 부정, 특칭 긍정, 특칭 부정의 유형이 있음을 알아두자.

4. ‘모두’와 ‘일부’, ‘-이다’와 ‘아니다’를 혼동하는 착각이나 오해를 하지 않도록 유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