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와 이브리함 부부 / 사진 = 해당 방송 캡처
존스와 이브리함 부부 / 사진 = 해당 방송 캡처
46세 나이차를 극복한 결혼으로 화제에 오른 80대 영국 여성과 30대 이집트 남성이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해 러브스토리를 전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방송 ITV의 '오늘 아침'에는 연하의 남편 모하메드 아흐메드 이브리함(36)과 아내 아이리스 존스(82)가 직접 출연해 애정을 내비치며 이들에게 불거진 각종 억측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 부부는 방송 내내 손을 붙잡는 등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남편 이브리함은 "나도 돈이 많다. 직업이 있고, 고향에 내 명의 집이 있다. 무엇인가 필요한 게 있어 아내 옆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끈하며 세간에 퍼진 의혹을 잠재웠다.

이들은 2019년 여름 SNS 페이스북 무신론자 모임에서 만나 연인이 된지 1년 여 만인 지난해 11월 카이로에서 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다. 당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내를 처음 본 순간 내 진심을 깨달았다"라고 밝힌 이브리함은 "아내가 나를 보러 이집트까지 날아왔는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애정을 보냈다.

이브리함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아내를 소개했던 일화도 전했다. 그는 "어머니 집으로 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언어 장벽에도 두 사람은 잘 어울렸고, 어머니는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브리함의 어머니는 존스 할머니보다 스무살이 젊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이집트 청년이 영국 할머니의 재산과 시민권을 노리고 접근한 거란 추측도 난무했다. 또 할머니가 22만 파운드(약 3억3000만원) 상당의 주택에서 매주 200파운드(약 30만원)의 노인연금을 받고 있는데, 그 유산을 물려받으려는 게 속셈이란 설도 있었다.

또 존스의 자녀들의 반대도 컸다. 팔순 어머니의 결혼으로 졸지에 아들 같은 '새 아버지'가 생긴 아들들은 그의 결혼을 반대했다. 50대의 아들들은 어머니가 방송에 나가 손자뻘 청년과의 하룻밤을 공개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끄러워 했다.

이집트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홀로 영국으로 귀국한 존스는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까다로운 검증 절차에 펜데믹까지 겹쳐 이들은 1년간 '랜선 신혼'생활을 해야만 했다.

존스는 6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늙은이에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도 남편이 보고 싶어서 눈물을 흘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방송에서 그간의 소회를 모두 밝혔다. 이브리함은 "영어 요건을 충족하고 아내와 살 만한 능력이 된다는 걸 증명했다. 11월 초 3년짜리 비자를 받았다. 비자가 발급되자마자 카이로 한복판에서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아내 얼굴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젊은 여자와 결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다. 사랑은 기적을 만든다"며 존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보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