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 카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 카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EXO) 카이가 달콤한 복숭아 향을 머금고 돌아왔다.

카이는 30일 오후 두 번째 미니앨범 '피치스(Peaches)'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진행은 엑소 세훈이 맡았다.

지난해 첫 번째 미니앨범 '카이(KAI)'로 솔로 데뷔한 지 딱 1년 만에 컴백한 카이는 "이번 앨범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앨범이 나와 행복하다. 전작 '음(Ummh)'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 데뷔 날짜에 컴백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맞추려고 한 건 아니다. 더 빨리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좋은 퀄리티를 위해 오래 걸렸다"면서 "1년 간 고르고 고른 곡들이니 기대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피치스' 비롯해 '바닐라(Vanilla)', '도미노(Domino)', '컴 인(Come In)', '투 비 어니스트(To Be Honest)', '블루(Blue)'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피치스'는 중독적인 멜로디와 무게감 있는 808 베이스가 어우러진 미디엄 템포 R&B 장르의 곡이다. 연인과 보내는 로맨틱한 순간을 달콤한 복숭아에 빗대어 표현, 낙원 같은 둘만의 공간에서 영원히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사로 담겼다.

노래, 춤, 콘셉트까지 복숭아의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살려낸 게 '피치스'의 포인트다. 카이는 "복숭아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모든 걸 표현했다. 몽환적인 도입부도 너무 좋고, 느낌이 내 스타일이라 꼭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완성된 '피치스'였다. 카이는 "이 노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들었다. 어느 순간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더라. 복숭아 하니 무릉도원, 신처럼 하늘에 있는 듯한 느낌, 달콤함 등이 떠올랐다. 달콤한 맛을 본 순간 갖고 싶어지고, 갖고 싶어지는 만큼 욕심이 생기고, 갖게 된 순간 나태함이 생기는 신화적이고 본능적인 것들을 앨범에 담고 싶었다. 또 로맨틱한 모습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엑소 카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 카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앨범 작업 과정 전반에 카이의 취향과 의견이 반영됐다. 강렬하고 파워풀한 인상을 대변하던 '엑소 카이'에게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매력으로 가득 찬 '피치스'.

카이는 "엑소로는 무게감 있고 중심이 잡혀 있는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달콤하고 친근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로맨틱한 내용에 맞춰 행복하고 달달한 기분이 드러나도록 했다"면서 "앨범을 만들 때 딱히 춤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내가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작업 과정에서 겪는 문제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퀄리티 있는 앨범을 위해 1년간 공을 들인 카이였다. 그는 "두 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먼저 시간이 너무 없었고,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부딪혔다. 최고의 중간 지점은 어디일지 계속 타협했다. 새로운 모습과 하고 싶은 모습을 적절하게 섞었다"고 털어놨다.
그룹 엑소 세훈과 카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 세훈과 카이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이는 이전 앨범 타이틀곡 '음(Mmmh)'으로 감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글로벌 음악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당시 앨범은 발매 직후 전 세계 55개 지역의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음'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는 1억 회를 돌파했다.

전작의 성과가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았을까. 카이는 "부담감이 없을 순 없다. 전작을 넘어서야 한다는 게 성적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남긴 결과물을 넘어서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전에 1년 동안 준비한 결과물이 '음'이었다면, 이번에는 '피치스'이지 않느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인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작업에 매진한 카이였다. 그는 "저번 앨범보다 더 신경을 썼다. 기획 단계부터 다 아이디어를 냈다. 앨범, 노래 어느 하나 빠진 게 없을 만큼 내 손길이 다 들어가 있다. 그만큼 고민도 많이 했다. 굉장히 힘들고 시간도 부족했지만 배운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카이만의 차별화된 점, 새로운 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 나를 보면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정체성이요? 인간으로서,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저도 찾고 있어요. 근데 죽을 때까지 못 찾을 것 같아요.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요. 정체성을 찾게 되면 그것만 파고들 것 같아요. 언제나 찾아가고 싶어요."(웃음)

끝으로 카이는 이번 활동으로 얻고 싶은 성과가 있는지 묻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데 '생각보다 사랑스럽다'라는 이런 이미지가 생겼으면 좋겠다. 또 뮤직비디오 마지막 부분에 내가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이 있다. 날아갈 만큼 행복하다는 걸 표현한 거다. 그걸 실제로 느끼고 싶다. 나 스스로의 행복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카이의 두 번째 미니앨범 '피치스'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