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물류사업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물류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해온 결과다.

아마존, 물류사업도 '1위'…내년엔 美 우체국까지 제친다
데이브 클라크 아마존 월드와이드 소비자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미 연방우정청(USPS)과 민간 택배기업 UPS 등을 제치고 최대 택배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솔루션 업체 피트니보우스에 따르면 아마존 물류사업부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미국 내 택배시장 점유율 3위(21%)다. USPS와 UPS 다음이다. 오랫동안 미 택배업계 강자였던 페덱스는 이미 제쳤다.

아마존은 2013년 물류대란을 겪은 뒤 자체 물류망의 중요성을 깨닫고 해당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당시 소비자에게 제때 배송되지 못한 물품이 물류창고 등에 쌓이면서 아마존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후 아마존은 미 주요 거점에 물류허브 등을 세웠다. 또한 수천 곳에 달하는 군소 택배업체들을 인수해 아마존 물품만 전용으로 배달하도록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추가한 물류시설은 지난 2년 사이에만 450곳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또 자체 항공기와 선박, 트럭 등을 소유해 운용하고 있다.

리서치회사 쉽매트릭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4억1500만 건의 배송을 자체적으로 소화했다. 또 미 각지 아마존 물류센터에 도착한 주문 물품의 98% 이상이 바로 다음날 소비자에게 배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운사업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9년 주문 물량의 58%를 자체 해운사업 부문을 통해 운송했다.

이는 미 해운업계 4위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돼 올 들어서는 8월까지 아마존 해운사업부를 통해 운반된 주문 물량이 6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자체 물류망은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더욱 큰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올 들어 전 세계가 공급망 병목 문제로 물류대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크 CEO는 “아마존은 자체 항공기 등을 통해 미국 내 물류 병목현상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며 “지난 수년 동안 자체 물류 인프라, 관련 플랫폼 기술을 구축한 덕분에 이번 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물류망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