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K스마트팜'…카자흐서 첫 가동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한국 기술로 만든 스마트팜이 본격 가동된다. 국내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스마트팜 시스템과 시설 등을 패키지로 수출해 딸기와 오이, 토마토 등을 시범 재배한다. 정부는 카자흐스탄 스마트팜을 거점으로 중앙아시아 신북방 국가 등에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 1ha 규모의 스마트 시범온실(사진)이 최근 준공됐다. 카자흐스탄에 1720만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맺은 나래트렌드를 중심으로 팜스코, 태광뉴텍, 에이콘컴퍼니 등 국내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립농업대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약 1년6개월 만에 시범온실을 설치해 운영을 시작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시범온실에는 한국의 스마트팜 관련 기술이 모두 투입됐다. 최적 생육환경이 조성되도록 하는 온도와 습도 등을 시스템이 계산하는 복합제어 기술과 찾아낸 최적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자동제어 기술 등이 접목됐다. 기자재 공급도 한국이 직접 맡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의 스마트팜 기자재와 인력, 기술 등을 패키지로 수출하고 전문 인력을 파견해 현지 인력 교육까지 진행하는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 활성화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정부는 16억원 규모의 국비를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은 자원 개발 붐이 일기 전에는 중앙아시아의 대표적 농업국가였다. 국토 대부분을 농업에 이용했다. 하지만 석유 등 자원 개발 이후 농업 분야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감소했다. 현재는 전체 GDP의 4~4.5%만 농업이 담당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K스마트팜 협력을 통해 농업 분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범온실에서는 딸기와 토마토, 오이 등을 재배한다. 토마토와 오이는 카자흐스탄 국민의 주식으로 분류된다. 딸기는 고부가가치 작목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립농업대 학생들의 연구 장소로도 활용한다.

예르볼 카라슈케예프 카자흐스탄 농업부 장관은 “스마트팜 신기술이 노동생산성과 가공농산품 수출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스마트팜 관련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 시범온실을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곳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카자흐스탄의 다른 지역과 다른 국가로의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호주와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등에 비슷한 방식의 패키지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은 지난해 138억달러에서 2025년 22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9.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K스마트팜 등 농업 기술 수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전북 김제에 첫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29일 준공됐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농 육성, 임대형 스마트팜 지원, 미래농업 기술 연구를 위해 정부가 전국 4개 지역에 조성 중인 농업시설이다. 네 곳 중 김제 혁신밸리가 처음으로 완공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설치되는 청년창업보육센터는 예비 청년 농업인에게 20개월간 스마트팜 관련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수 교육생에게는 3년간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